국제 국제일반

버몬트주 독립 움직임

"美에 환멸" 지지자들 '그린 마운트 선언' 발표<br>실현 가능성엔 회의적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버몬트주가 연방정부에서 분리 독립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버몬트주의 지역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분리독립지지세력이 최근 '왜 작은 버몬트의 독립이 미국을 살리는 길이 되는가'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그린 마운트(버몬트를 일컫는 속칭) 선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버몬트 주가 분리됐을 때 통용될 자국화폐와 여권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버몬트 주에서 이 같은 독립을 외치는 이유는 " '몰락 직전'의 미국에 대해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의 독립을 옹호하는 버몬트 커먼스 신문의 롭 윌리암스 편집자는 "(미국은) 너무 부패했으며 더 이상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버몬트 주민들 사이에서도 분리독립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버몬트대학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그 전 해 8%였던 독립 지지도가 1년 사이 13%로 상승했다. 역사적으로도 버몬트는 미 연방과는 분리된 주 단독 정부를 세운 전력이 있다. 버몬트는 1776년 미국 독립전쟁 와중에 독립선언을 했지만 13개주로 구성된 미 연방에 가입하지 않고 단독 정부를 구성했다. 미국의 14번째 주가 된 것은 15년 이후인 1791년에서야 이뤄졌다. 미국에서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본토에서 떨어져 있거나 연방가입 역사가 짧은 하와이나 알래스카ㆍ텍사스ㆍ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분리독립 시도는 단속적으로 있어왔다. 지금도 이들 주에는 분리독립과 관련한 단체들이 있다. 한편 분리 가능성 여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일반적이다. 미 헌법상 분리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한 바는 없지만 실제 결행하는 일은 과거 남북전쟁에서 보듯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헌법 전문가 러셀 휠러는 "버몬트가 연방정부와 싸워 이긴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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