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독일로의 초대 Ⅲ: 저출산·고령화-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지난달 독일 정부의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회의를 마치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라인강 북쪽 팔렌 서쪽)의 뒤셀도르프로 날아갔다. 굽이굽이 흐르는 라인강을 낀 도시로 의회 건물은 강변 바로 옆에 있어 회의하는 동안 강변을 산책하는 시민들도 창 너머로 보이고 라인강을 따라 화물선이 오가는 모습을 보며 '로렐라이 언덕' 노래가 생각나기도 했다.

뒤셀도르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보다폰(Vodafone)이라는 회사를 방문해서였는데 직원의 사무공간이 정해지지 않고 출퇴근이 자유로운 유연근무제와 파트타임제·재택근무제가 정착돼 있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보다폰에서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어느 정도는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독일의 일·가정 양립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양질의 정규직 파트타임 직종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매우 부러워할 대목이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파트타임인 미니잡도 상존하고 보육 서비스나 방과 후 서비스가 부족한 편이다. 회사와 특정 계약을 맺은 사람들이 아니면 다년간의 파트타임 종사 이후 풀타임으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베를린에서 만났던 정부 관료들은 파트타임에서 풀타임으로 복귀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만약 그와 같은 법률이 제정된다면 독일은 여성 고용에 있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독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만들기를 이제 시작하고 있다. 이것이 일반적인 고용 형태가 될 때까지 많은 노력과 고용 시장 전반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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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문 기간 내내 낮에는 우리나라와 독일 여성의 경제활동, 일·가정 양립 주제가 머리를 맴돌았고 독일을 떠나기 전날 밤에는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한 상념으로 거의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제도개혁 태스크포스 일원으로서의 무게가 늘 나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독일은 통일 이후 연금재정 부담을 고려해 지난 2001년 재정 안정화를 위해 정부의 보험료 수준을 고정시켰고 소득대체율도 낮췄다. 2003년에는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노령연금 수령액을 축소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2004년에는 연금 지급의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했으며 2007년에는 지급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연금개혁안에는 연금수령액 축소, 고령화를 반영한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지급개시 연령을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늘려 2031년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독일의 경우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유연한 노동시장 정책, 보육시설 확대, 부모보조금 제도를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고 고령화 대비 정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결국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풀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 문제에는 보육정책을 핵심수단으로 대응했으나 이를 취업모 중심으로 전환하고 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 됐다. 또한 아주 빠른 고령화의 진전 속에 고령화 속도를 반영하지 못했던, 그리해 이미 적자가 쌓이기 시작한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공무원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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