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천10원대로 급락하는 등 원화값이 급등하자 달러기준 수익을 원화로 바꿔받는 국내 해외펀드들의 수익률 하락으로 환헤징을 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펀드 투자자들 대부분이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 등을 통해 헤징을 해놓지만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 가운데는 헤징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이들 펀드가유럽이나 일본 증시에 투자해 어느정도 수익이 났더라도 원화 값이 급등하면 실제받게 되는 원화기준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미 헤징을 해놓은 투자자들의 경우 환율 급등락에도 불구, 수익률에 변화가 없어 느긋하지만 헤징을 해놓지 않은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수익률 얼마나 하락하나 =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이 현재 국내에 판매된 해외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 2일까지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자국 통화기준 수익률에 비해 원화 기준 수익률은 평균 2-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유럽시장에 투자하는 2개 펀드는 자국통화 기준으로 각각 33.37%와32.2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원화기준 수익률로 환산하면 각각 12.41%포인트와 14.35%포인트가 낮아진 12.41%와 14.35%가 된다.
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본투자펀드에서 이 같은 부진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A주식형 펀드는 엔화를 기준으로 할 때 6.45%의 수익률이 났지만 원화기준으로하면 -3.28%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다.
B와 C주식형 펀드도 각각 4,61%에서 -4.95%, 4.44%에서 -5.10%로 환산돼 오히려원금을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펀드 투자자들의 환헤징 현황 = 업계에 따르면 펀드의 판매사인 증권사나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해외펀드를 판매하면서 환헤징을 위한 선물환 계약을 강력하게 권하기도 하지만 소극적이거나 아예 헤징을 권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또 투자자들 중에도 환리스크를 이용해 고수익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다 환헤징을 할 경우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하는 등 번거로워 장기투자자들 가운데 아예환리스크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은행들은 해외펀드를 판매하면서 아예 헤징을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권형은 대부분 헤징을 하고 있지만 주식형은 헤징을 하지 않는 투자자가 전체의 30%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환헤징을 무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해외펀드 가입시 환리스크를 줄일려면 일단 투자펀드의표시통화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통화가치 변화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리스크 관리에 자신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반드시 환헤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