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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등에 매각… 민영화 본격 시동
■ 예보, 우리금융 지분 최대 7% 블록세일가격 낮게 책정돼 헐값매각 비판 가능성도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중 최소 약 4%가량이 시장에 매각되는 것은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보험공사는 23일 장 마감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 및 외국계 기관에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의 우리금융 주식 인수 여부를 타진하기 위한 ‘태핑(수요예측)’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태핑 작업은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ㆍUBSㆍ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우리금융 지분 매각 주간사들을 통해 이뤄졌다. 매각 주식 수는 최대 4,000만주(약 5%), 매각가는 이날 종가보다 약 4.4%낮은 1만5,350원이다. 예보는 태핑 결과에 따라 24일 장 시작 전 블록세일을 통해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예보에서 우리금융 지분인수를 묻는 태핑작업을 각 기관들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관들도 가격대가 적정한지 검토한 후 24일 장 시작 전 블록세일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ㆍ사학연금 등 연기금을 비롯해 외국계 사모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기관들이 매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본회의를 열어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73% 가운데 경영권과 관련된 50%+1주를 제외한 23% 중 7%(약 5,600만주)를 블록세일로 우선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분 매각에 적극 나선 것은 연말로 접어들면서 매각을 더 늦췄다가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고 최근 우리금융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추가 상승이 여의치 않자 부담을 느껴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할인율도 커졌고 주당 매각가도 낮게 책정돼 ‘헐값 매각’ 이라는 비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보는 지난 2007년 우리금융 소수 지분 5%를 블록세일할 당시에는 1.09%의 할인율을 적용, 거래를 성사시켰다.
증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러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블록세일 물량을 서로 나눠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예보에서 최소 3,200만주(4%)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기관들의 반응이 좋아 계획했던 5,600만주(7%)까지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각 기관마다 지분을 나눠 가져갈 것으로 보여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지분율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예보는 이번 지분 매각 후 남은 소수 지분은 내년 중 시차를 두고 블록세일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지배지분 매각 논의 역시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한차례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3~6개월가량은 추가로 매각할 수 없다. 지배지분 매각은 전체 금융산업 재편 논의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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