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영 악화를 이유로 앞다퉈 수수료 인상에 나섰던 카드사들이 하반기 들어서도 슬그머니 이자율과 수수료율을 올리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카드는 이날 종전에 최고 28.0%를 부과하던 연체이자율을 업계 최고 수준인 29.9%로 상향 조정했다. 자구계획안대로 실시되는 “가격 현실화의 일환”이라는 것이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연체 채권에 대해 최고 28.0%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29.9%의 금리를 부과하는 것은 이번에 LG카드와 지난 6월 인상을 단행한 현대카드 등 2개 회사다.
삼성카드도 지난 4월에 수수료율을 올린 데 이어 오는 9월15일부터 현금서비스 이용자에게 이용금액의 0.3%를 별도 부과하는 취급수수료를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봄 업계에 한바탕 몰아친 수수료 인상 바람을 타고 4월부터 현금서비스 수수료와 할부 수수료를 각각 최고 27.5%와 19.0%로, 연체이자율은 28.0%로 끌어올렸다.
이 밖에 지난 5월 취급 수수료를 신설한 외환카드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하반기중 수수료율 인상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일부 카드사들도 “다른 카드사가 올린다면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형 2개사를 포함한 가격 인상 움직임은 다른 카드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재벌계 카드사가 중심이 된 고(高)수수료 체제에 대해 일부에서는 재벌계와 은행계간 노선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카드업계에서는 앞으로 모은행의 자금을 싸게 조달할 수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저금리를 앞세워 우량고객 몰이에 나서는 한편, 재벌계 카드사들은 높은 금리 대신 강도높은 마케팅을 내세워 승부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