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특정 수준서 지지 불가능"

하락세 따른 급격한 수출둔화 가능성은 낮아

환율을 특정 수준에서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기업들도 환율변동을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은행에 의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4일 ‘환율변동이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와 기업 채산성 확보를 위해 특정 수준의 환율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환율변동을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이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들이 더 이상 외환 당국의 인위적 시장 개입에 의존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어 “기업들의 손익분기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환율 하락으로 급격한 수출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환율과 기업 채산성간 관계 약화가 추세적 현상으로 자리잡은 만큼 환율 하락 때문에 기업 수익이 급변할 가능성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원화가 절상될 때 수출 부문 매출액의 감소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국산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과 해외수요의 영향력이 커져 수출물량의 가격 탄력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재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아져 원화 절상시 제조원가의 절감효과가 확대되고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하락하는 등 비용구조가 개선된 점도 환율과 기업 채산성간의 관계가 약화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덧붙여 수출결제통화가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환율의 영향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달러화 결제 비중이 줄고 엔ㆍ유로화 비중이 늘었으며, 엔화나 유로화에 대한 원화 절상폭이 대체로 달러화에 대한 절상폭에 비해 작거나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 원ㆍ달러 환율 변동 영향을 상쇄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