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한민국 여성인재경영대상] 대상-경제부총리상, 권선주 기업은행장

육아 등 여성복지 촘촘하게… 따뜻한 '마더십' 경영

국내 최초 여성은행장으로 일·가정 양립 근로환경 앞장

임신·육아기 단축 근무… 수요일은 가정의날 지정

MBA·대학 진학도 지원



권선주(왼쪽 두번째) 기업은행장이 서울 중구 본점에서 경력단절 시간선택제 직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워킹맘의 고충과 애로사항 등을 듣고 있다. 권 행장은 2013년과 2014년 경력단절 여성 178명을 채용했다. /사진제공=기업은행

국내 은행 114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사진) 행장은 1978년부터 37년간 외길을 걸어 온 정통 뱅커이자 두 아이의 엄마다. 승진 때마다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차린다는 그는 누구보다 일하는 엄마의 고충을 잘 이해하기에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여직원들의 가장 큰 고민 거리인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촘촘한 복지 제도를 자랑한다. 임신부터 출산, 육아와 교육까지 회사와 직원이 협력해 아이를 키운다.


우선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전국 10개 직장 어린이집, '참! 좋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옥수수재질 바닥 등 친환경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친환경 유기농 식자재를 쓴다. 국가 공인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에서 100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 등 보육의 질 또한 높다.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기를 원하는 직원은 인근 지점으로 우선 배치한다.

육아 상황에 따른 개개인의 환경에 맞는 다양한 지원제도도 마련돼 있다. 임신 중에는 태아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월 1일, 임신 8개월 이후는 월 2일 휴가를 제공하며 임신 후 12주 이내이거나 임신 후 36주 이상인 직원은 하루 두 시간의 근로 단축을 쓸 수 있다. 유산이나 사산의 경험이 있는 경우, 만 40세 이상인 경우, 유산의 위험이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할 경우 영업일 수 기준 110일을 출산 전 어느 때라도 쉬면 된다. 2년 이내의 육아휴직은 임신이나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직원이 자녀의 양육을 위해 휴직을 희망하는 경우 활용할 수 있으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은 육아기에 하루 4시간의 단축근무로 대체해 사용해도 된다. 생후 1년 미만 유아가 있는 여직원은 하루 두 번, 각 30분씩 유급 수유 시간을 부여하고 초등학고 1~3학년 자녀를 기르는 직원들은 최대 1년 이내에서 1개월 단위로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할 수 있다. 자녀가 자라면 초·중학생 대상 자기주도학습 캠프와 직원 자녀 스키캠프 등에 참가시킬 수 있고 대학 입시 설명회도 참여할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기업은행은 출산이나 육아 같은 이슈가 없더라도 평소 직원들이 일터와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저녁 7시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off 시스템을 은행권 최초로 본점과 일선 영업점까지 동시 시행하고 있으며 부점장 업무실적 평가에 직원 퇴근 시간을 포함 시켜 영업 일선에서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모든 직원이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하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 가족들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기업은행의 이 같은 가족친화 경영은 지난해에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 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 행장은 취임 후 인사에서 기업은행 역대 두 번째 여성 부행장인 김성미 부행장을 발탁하는 등 여성 인재의 활용과 교육에도 관심이 깊다. 기업은행은 경쟁력 있는 여성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각종 전문 교육기관에 파견 연수를 보내는 한편 국내외 MBA과정에 여성 인력을 적극 파견해 핵심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여신심사역이나 외환전문역 선발시 여성인력을 우대, 여성인력의 기업고객 업무기회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여성 부지점장급 이상 직원 수와 비중이 2010년 93명(5%)에서 지난해 213명(10%)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경력단절 시간제 준정규직이나 특성화고 인재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군별로 맞춤형 교육을 통한 여성 금융 인력을 육성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성화고 직원들이 대학 진학을 할 수 있도록 금융권 최초로 서울시립대에 4년제 정규 학사 과정의 기업은행 단독 학위과정을 만들어 '선취업 후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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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2013년부터 시행한 경력단절 여성을 활용한 시간제 준정규직 채용은 육아 등의 이유로 퇴직 후 다시 취업하고자 하는 숙련된 경력직 여성을 채용해 업무 집중 시간대에 투입하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경력 단절 여성들이 조직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채용 예정자에 대한 연수기간을 2주에서 3주로 늘려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창구 텔러 준정규직도 일반 정규직 직원과 동일하게 체계적인 금융과 마케팅 교육을 실시한다.

거래 기업 여직원도 행복하게

공동 직장 어린이집 운영
'잡&내일업 리더십' 교육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탄탄한 여성 복지와 정책을 행 내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지원책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와 가족친화인증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을 위한 특화 여신상품, '가족친화인증기업 패밀리기업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한도는 500억원으로 시설자금 등을 대출한다. 금리는 기본 금리에 1.0%포인트(p) 감면받을 수 있으며 융자 한도 확대, 사업장매입 부지 구입 시 특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경영이나 가업승계, 세무 등 컨설팅도 무료로 서비스한다.

거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육아를 위해 기업은행 직장 어린이집 정원의 20% 범위 내에서 입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에이스건설, 태평양 물산 등 6개 중소·중견 기업과 협약을 맺고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 여성 인력 육성을 위해 서울 YWCA와 공동으로 100명의 중소기업 여성근로자를 조직 리더로 키우는 '잡&내일업(JOB& 來日 UP)리더십' 교육프로그램을 2회에 걸쳐 지원하고 있다.

은행과 고객에서 나아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국제적 연구 성과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찾는 학술대회까지 주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와 여성가족부가 공동 후원하고 한국여성경제학회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일·가정양립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의 줄리 넬슨(Julie Nelson) 교수,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아니타 나이버그(Anita Nyberg) 교수, 일본 도지샤 대학의 아키라 가와구치 교수 등 등 국내외 관련 학자 및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해 국가와 사회적 차원의 정책 방안을 모색했다.

기업은행은 이처럼 가족 친화 경영과 여성 복지, 여성 인재 활용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지난해 경영성과 면에서도 좋은 결실을 얻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억원에 근접하며 창조금융과 동반성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기업은행은 은행권 전체 기술신용대출 8조9,000억원 가운데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신성장동력으로 불리는 문화콘텐츠 사업을 적극 추진,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부서를 만들어 명량과 국제시장 등 굵직한 흥행작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다.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복지제도가 취약한 중소기업 근로자와 가족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및 장학금을 지난해까지 200억원 지원했고 IBK미소금융재단을 통해 7,627건, 653억원을 지원하는 등 따뜻한 금융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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