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스피 어디로 튈지 잘 모르겠다면… 롱쇼트펀드 관심 가지세요

오를 종목 사고 내릴 종목 팔고… 지수 상관없이 수익 안정<br>■ 시장 방향성 확신 없다면 롱쇼트펀드에 관심을<br>중립적 매매 전략으로 연초후 평균 수익률 3%<br>매수 우위 주식형보다 월등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30)는 최근 2년간 투자했던 인덱스펀드를 환매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지지부진하던 수익률이 회복됐고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이제는 그만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마냥 예금에만 묶어 두기에는 뭔가 아쉬운 상황. 이 씨는 펀드 환매 금액을 고스란히 다시 펀드에 넣었다. 대신 이번에는 인덱스형 펀드 대신 시장의 오르내림에 크게 연향을 받지 않는 롱쇼트펀드를 선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후 조정세를 나타내는 국면이다.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별로 사고 파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펀드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롱쇼트펀드의 장점은 무엇인지, 펀드 선택시 유의 사항은 어떠한지 살펴본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장이 단기 급등하면서 수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진데다 지수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점이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에 부담을 느낀다면 롱쇼트펀드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조언한다.

헤지펀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운용전략인 롱쇼트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은 매수하고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주식은 공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의 운용 전략이 어느 종목을 매수하고 얼마나 보유할 할 것인지에 국한되어 있다면 롱쇼트 전략은 현재 주가수준이 높은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다는 선택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개별 주식별로 포지션을 다르게 가져감으로써 시장의 상황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장에 중립적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보통 시장의 등락이 심하거나 딱히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다는 것이 롱쇼트 전략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공모형 롱쇼트펀드 중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펀드는 총 12개로 집계된다. 25일 기준으로 이들 펀드들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3.01%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는 0.02%의 평균 수익률을 보였고 코스피200인덱스펀드는 0.44%의 손실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출구전략 이슈가 재차 부각되며 시장의 출렁거림이 이어지면서 매수 일변도의 주식형펀드가 힘을 못쓴 반면 롱쇼트펀드는 이를 극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펀드별로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가 단연 돋보인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7.65%로 같은 유형의 평균 수익률보다 2배 가량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2.15%, 4.48%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는 펀드자산의 30%를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을 국내주식 롱숏 전략으로 운용한다. 채권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며 주식편입비가 50% 이상인 점에서 주식혼합형으로 분류되지만 매도 비중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에 대한 노출도는 30% 수준으로 축소되어 채권혼합형과 유사한 위험도를 가진다.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도 올해 들어 6.07%의 수익을 올리며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은 기업의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고평가된 종목을 공매도하거나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펀드멘털 롱쇼트 전략과 함께 과거 주가흐름에 기반한 테크니컬 롱쇼트 전략을 구사한다. 즉 과거 주가흐름의 상관관계가 높았던 종목들을 분석해 이들의 주가가 일시적, 비정상적으로 벌어졌다고 판단하면 이를 투자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삼성자산운용이 새롭게 선보인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파생]_A도 최근 3개월 동안 2.60%의 수익을 올리며 매서운 신인으로 등장했다.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파생]_A는 롱쇼트전략과 함께 인수합병 및 분할, 구조조정, 공개매수 등 기업 가치에 변화를 주는 상황 발생시 투자기회를 포착하는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전략을 함께 사용한다.

최근 들어 롱쇼트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다소 주춤해졌다. 이는 9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반 주식형펀드에 우호적인 시장 구도가 조성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6,093억원이 순유입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에서 223억원의 뭉칫돈이 나갔고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채혼]C클래스도 이달 들어 28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000억원이 넘는 자금몰이를 했던 롱쇼트펀드 전체로는 9월 들어 20억원이 순유입되는데 그쳤다.

반면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파생]_A가 이달을 포함해 출시 후 매달 100억원 이상씩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고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도 지난달 77억원의 순유입에서 이달에는 1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은 시장 중립형으로 분류되는 롱쇼트펀드에 대한 관심이 재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 말 이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7조원 가량으로 집계된다"며 "현재 시장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우세해 롱쇼트펀드 등 중립적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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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 Short

● 어떻게 골라야 하나
종목 선별 기준 등 꼼꼼히 따져보고
매니저 운용 능력… 과거 수익률도 체크

조민규기자

오를 주식을 사고, 내릴 주식을 파는 롱쇼트 전략은 간단 명료하다. 그러나 모두 롱쇼트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펀드 간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롱쇼트 펀드 선택시 개별 펀드별로 세부 운용 전략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꼼꼼히 살피라고 조언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이 사용하는 만큼 롱쇼트 전략은 가장 진일보한 투자기법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어떤 종목을 매수하고 어떤 종목을 내다팔지 등 세부 운용 전략은 각기 다르다"며 "어떤 기준에서 이들 종목을 선별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펀드 선택시 우선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펀드 운용의 키(Key)를 쥐고 있는 매니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또 운용사 자체의 철학이 어떤지도 운용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롱쇼트펀드는 주식시장의 변동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매니저의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성 격차가 크다"며 "또한 운용사의 운용 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운용 철학은 어떠한지도 펀드 선택시 체크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롱쇼트펀드 선택에서는 과거 수익률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어쩔 수 없지만 롱쇼트펀드의 목표 자체가 중립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나타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매니저의 역량은 결국 수익률을 통해 표현된다"며 "특히 롱쇼트펀드의 경우 과거 시장이 급등락했던 시점에서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가 중요한 선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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