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11일] 中企의 격세지감

"중소기업들이 법무부 장관에게 이렇게 민감한 사안까지 건의하다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10일 오전, 증축공사가 한창인 서울 여의도의 중소기업중앙회관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중앙회 설립 49년 만에 처음 맞이한 법무부 장관이다. 중앙회와 법무부의 업무협력 및 법무행정 관련 현안을 청취하기 위해 방문한 이귀남 장관에게 중소기업인들은 검찰의 '별건수사'라는 다소 민감한 내용부터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건의사항을 제기했다. 간담회를 주관하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자부심이 담긴 목소리로 중소기업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귀남 장관 역시 이번 업무협약에 대해 "중소기업에 대한 폭넓은 지원 의지 표명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됐다"며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앙회는 이날 저녁 경찰청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립경찰교향악단을 통한 경찰청의 중소기업 문화경영 지원과 중소기업 제품 구매 확대, 그리고 중앙회 차원에서 범죄예방활동 홍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내용이다. 법무부와 마찬가지로 경찰청과의 MOU 역시 중기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중소기업계의 위상과 존재감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흔히 '9988'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듯 중소기업은 대다수 기업체와 일자리를 아우르는 국가 경제의 근간으로 분명하게 인식되고 있다. 높아진 위상에는 그에 걸맞은 역할과 무거운 책임도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라는 새로운 위상은 중소기업들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겨주고 있다. 중기업계가 이날 법무부와 손잡고 출소자의 취업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 역시 역할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마침 10일은 중소기업인들의 최대 행사인 '중소기업주간'의 첫날이었다. 중소기업들이 높아진 위상을 만끽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막중한 역할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도약의 길을 여는, 진정한 중소기업인들의 축제이자 다짐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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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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