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주요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잇달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인터넷TV(IPTV) 도입 등 방송ㆍ통신 융합의 거대한 흐름에 발맞추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미디어계에 따르면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미디어는 최근 기존 4본부 1실 9국 41팀 체제를 4본부 1실 6국 30팀으로 개편, 하부구조를 통합해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CJ미디어는 콘텐츠총괄 부문을 제작본부와 방송본부로 2원화하고 제작본부 안에 드라마를 전담할 제작3부를 신설해 제작부문의 역량을 강화했다. 또 광고사업국도 1ㆍ2국으로 분리, 확대 운영함으로써 매출 극대화를 꾀하기로 했다. CJ디미어 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케이블TV 광고시장 위축이 예상됨에 따라 제작부문과 영업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데 이번 조직개편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로 둥지를 틀게 된 CJ미디어가 서울 시내에 흩어져 있던 각 PP의 사무실을 상암동으로 이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동안 중복됐던 업무를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는 게 CJ미디어측의 설명이다. CJ미디어는 이번 조직개편과 맞물린 인사에서 국장 2명을 보직해임하는 동시에 팀장 14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조만간 국장급을 포함한 후속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CJ미디어가 최근 수년간 잇단 채널 인수와 개국, 사업확장 등으로 지난 2006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상반기 실적도 악화돼 수익성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25억6,500만원의 흑자를 거뒀던 CJ미디어는 2006년과 지난해 각각 70억6,500만원, 150억6,2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강석희 CJ미디어 대표가 경영쇄신 차원에서 예전과 달리 강도높은 인사권을 발휘하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요 MPP인 온미디어는 CJ미디어와는 달리 사업영역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블TV 주시청자들이 앞으로 인터넷으로 여가시간을 보다 많이 할애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사업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온미디어 관계자는 “젊은 시청자들의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인터넷 관련 방송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보여 관련사업에 주력하면서 인터넷 관련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미디어는 기존 채널의 특성과 연계된 온라인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서비스인 ‘플레이플닷컴’을 올하반기 본격화할 예정이며 조만간 애니메이션 캐릭터 케로로를 게임에 접목시킨 ‘케로로파이터’와 ‘케로로레이싱’를 본격 서비스하기로 했다. 개별 PP들의 변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SK텔레콤이 자회사인 IHQ를 통해 인수한 YTN미디어는 지난 4월 CU미디어로 사명을 바꾸고 콘텐츠 자체제작 비율을 높이는 등 제작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에 앞서 KT 자회사인 올리브나인은 지난해말부터 기존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사업체계를 교육ㆍ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위주로 바꾸는 등 체질개선을 단행하면서 최근까지 정직원 수를 20% 이상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방송ㆍ통신 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별 PP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조직체계를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PP들의 생존을 위한 변신은 앞으로도 잇따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