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워싱턴 '돌발시위' 적색경계령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가 연례 춘계회의를 앞두고 회의개최지 워싱턴에 돌발시위 경보가 울렸다.연례회의를 앞두고 비정부기구(NGO)와 제3세계 지지자들, 환경단체 회원들이 두 기관에 대한 대규모 시위를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반대 시위의 재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3세계 지지자 등 세계 30개국의 비판 세력들은 10일 워싱턴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은행 상업채권 불매운동을 선언했고, 세계 55개국 200여개 NGO와 환경단체 회원들은 두 기관에 환경 파괴산업 지원을 중단하고 대체산업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수천명의 비판세력들은 오는 16~17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인 IMF와 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앞서 지난 9일부터 제3세계 부채 탕감 등을 요구하는 가두 시위를 벌여왔다. 남아공 인종차별 철폐 운동가였던 데니스 브루터스는 이날 회견에서 『세계은행이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됐다』고 비난했다. 비판 세력들은 두 기관이 그동안 빈국의 가난과 실업, 공공 서비스의 질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빈국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세계 55개국 NGO들은 환경을 악화시키는 석유, 가스, 광산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청정 에너지 개발을 지원할 것을 두 기관에 촉구했다. 환경단체인 「지구의 친구들」의 앤드리아 더빈은 『세계은행의 석유, 가스, 광산개발 지원계획은 빈국의 환경 재난, 빈곤 악화, 사회 파괴를 초래한 반면 세계적 다국적기업들의 잇속만 채워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은행은 다른 기관들이 외면했던 빈곤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보이콧 운동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워싱턴 당국은 이날 세계은행 본부 앞 시위자 가운데 7명을 연행했고 연례회의가 끝날 때까지 대규모 시위에 대비, 진압경찰 등 치안 병력 2,000여명을 배치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연례회의에 앞서 미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이 경찰에 체포돼 길바닥에 꿇어 앉아 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입력시간 2000/04/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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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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