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동물 학대 육식문화 잔혹상 고발

■월드피스 다이어트(윌 터틀 지음, 황소자리 펴냄)


특별한 날 연인 혹은 가족들과 스테이크를 썰고, 특등급 소고기를 즐기기 위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도살당하는 식용 동물은 약 600억 마리. 연한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송아지는 근육을 사용할 수 없는 비좁은 틀에 감금된다. 곡물, 시멘트 분진, 동종의 살과 내장이 뒤섞인 강화 사료를 먹이며 마블링을 만들기도 한다. 유년기를 갓 넘긴 생후 18개월 즈음, 심장 박동이 멈춘 후에는 살에 피가 스며들어 맛이 덜하다는 이유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한 조각씩 몸을 자른다. 동물성 음식 섭취가 초래하는 이 같은 해악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왜 이를 지속하는 걸까?

채식주의의 참 가치를 전파하면서'21세기 영적 구루(권위자)'라 칭송 받는 저자는 현 시대에 강고하게 뿌리내린 목축문화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는"야생동물을 가축화하면서 탄생한 목축문화는 동물을 음식뿐 아니라 유형재산과 권력수단으로 도구화했다"고 말한다. 이어"세계 최고 패권국 미국은 기만적인 목축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목축과 사육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하는 동물 노예화가 가족 해체와 정신 병리, 탈 감각화 등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양산한다"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하필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뿌리를 음식에서 찾는 것일까? 저자는"인간은 어릴 때부터 가장 정교한 집단의식인 먹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스펀지처럼 문화를 흡수하며 성장한다"며 "하루 세 끼씩 동물의 살을 먹으며 자신도 모르게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이, 황폐해진 생태계, 후손에 끼치는 고통과 단절하는데도 노련해진다"고 꼬집는다.


책은 저자가 출가해 영적 순례 길에 오르고, 1984년 전남 순천의 송광사를 방문하는 등 30년 이상 뭇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걸으며 터득한 완전 채식과 정신적 치유, 본연의 인간성 회복 방법 등 그간의 사유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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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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