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2차 구조조정 '가속'
LG카드 매각 맞물려 경쟁구도 격화될듯토종PEF 육성…M&A시장 활성화 기대도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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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 BC카드 인수추진, 선순환구조 기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보고펀드가 BC카드 인수를 추진하면서 채권단의 LG카드 매각 작업으로 촉발되고 있는 카드업계 구조조정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사태를 맞아 카드업계가 생존 차원의 자체 구조조정을 벌였다면 최근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2차 구조조정"이라며 "BC카드에 이어 LG카드 매각작업이 완료되면 카드산업의 판이 다시 짜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2차 구조조정 가속화될 듯=BC카드는 11개 은행 회원사들이 지분을 출자, 사실상 주인이 없는 상황이다. 11개 회원사 중 9개 은행 대표로 이뤄진 이사회가 회사를 공동 경영한다.
이는 BC카드가 일반적인 신용카드 사업자가 아니라 회원 은행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BC카드 브랜드의 관리, 카드 발급, 가맹점 관리 등 카드 사업에 요구되는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주주들이 서로 경쟁관계인데다 대주주가 없다 보니 일부 회원은행이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고펀드가 BC카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위상 약화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로서 분산된 의사결정구조를 바꾸고 경영효율성을 높이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고펀드의 계획대로 BC카드가 새로운 의사결정구조와 경쟁력을 갖추고 매각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LG카드가 우리ㆍ신한은행 등 은행권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 전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BC카드ㆍ국민카드 등 은행권 카드사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카드를 인수하는 은행은 카드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펀드 투자자-BC카드 대주주 일치=현재 BC카드 대주주인 우리ㆍ하나금융지주는 보고펀드의 주요 투자자들이다. 즉 보고펀드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BC카드를 비싸게 팔 경우 그 수익은 그대로 BC카드 기존 대주주에게 돌아간다.
보고펀드에는 우리은행(700억원), 신한ㆍ조흥은행(각각 500억원), 우리투자증권(300억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정추자금 5,110억원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20% 안팎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ㆍLG카드 매각 등 금융권 빅뱅을 앞두고 한푼이 아쉬운 은행들이 보고펀드와 BC카드에 잠겨 있는 돈을 동시에 현금화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하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실탄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3/16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