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임진한의 싱글전략] 그린에선 마음 비워라

골프는 미스 샷이 안 나올 수 없는 운동이다. 미스 샷을 누가 적게 하고 미스 샷을 하더라도 그 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운동이다. 즉, 얼마나 잘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라운드를 할 때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골퍼들은 연습장을 찾아 스윙 자세와 볼의 구질을 교정하려는 노력은 열심히 하면서 정작 필드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18홀 라운드를 하는 동안은 순간순간 수 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왔다갔다하면서 혼란스럽게 만들고 또 스코어를 망치게 한다. 자칫 잘못된 마음을 먹기 때문에 스코어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미스 샷을 했을 때 스스로 참지 못하는 경우, 자신보다 잘 치는 사람과 플레이를 하면서 기가 죽는다고 느낄 때,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볼이 잘 맞지 않아 흥분하면서 타이밍이 빨라지는 경우, 샷을 성공시키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경우 등이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은 내기를 할 경우 샷을 `한 타`로 생각하지 않고 `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큰 실수를 하게 된다. 싱글 고수들은 내기를 할 경우라도 일단 경기에 들어가면 돈은 접어 두고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는 데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충고한다. 필자가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할 때 일본의 대표적인 골퍼 점보 오자키에게 개인적으로 경기를 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어 본 적이 있다. 이 선수는 개인 통산 100승을 넘긴 일본 골프계의 신적인 존재다. 그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경기하는 날 아침에 혼자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는데 미스 샷을 내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미스 샷이 나와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볼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18홀이 끝날 때까지 처음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스윙 자세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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