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오는 17일 열리는 OPEC 임시총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석유 감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가격 유지를 위한 석유수출국들의 감산폭이 예상 외로 클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켈릴 의장은 이날 “OPEC 회원국들 사이에 감산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면서 “감산량이 상당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OPEC의 감산량이 하루 2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OPEC은 지난 10월에도 하루 석유 생산량을 150만배럴 줄이겠다고 선언했으나 유가하락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켈릴 의장은 이날 OPEC에 가입하지 않은 산유국들, 특히 OPEC과 상호협력을 위한 각서를 체결할 수 있다고 선언한 러시아도 OPEC의 국제유가 통제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경제 침체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 OPEC이 유가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미약하다”면서 “OPEC 회원국의 석유 생산량이 전세계 생산량의 40%에 불과해 독자적으로 석유 공급량을 수요량에 맞추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켈릴 의장은 “OPEC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의도는 없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저유가가 지속되면 산유국들도 해외투자를 중단할 수밖에 없어 세계경제가 더욱 침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정한 유가가 적어도 배럴당 70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7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최근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40.81달러(WTI 기준)를 기록했다. WTI 유가는 7월11일 사상 최고치인 147.27달러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무려 72%나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