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청야니의 진정한 강점은 '멘털'

최연소 메이저 5승…장타에 긍정적인 마인드컨트롤 갖춰 <br>코리안군단은 ‘청야니 독주 저지’ 비상


순항하던 청야니(22ㆍ대만)가 12번ㆍ13번홀 연속 보기로 주춤했다. 브리타니 랭(미국)에 2타 차까지 쫓긴 청야니는 뒷주머니에서 야디지북(코스 정보가 기록된 수첩)을 꺼냈다. 청야니가 들여다본 것은 14번홀(파5)의 코스 정보가 아니라 거기 적어둔 메모였다. ‘좋은 자세, 좋은 준비, 미소(good posture, good preparation, smile).’ 곧장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위기에서 벗어난 뒤 3타 차 우승으로 치달은 청야니는 “메모를 보면서 ‘링크스 코스는 불운한 일이 자주 벌어질 수 있다. 지난 일은 잊어 버리자. 좋은 자세와 준비, 미소로 앞을 보자’고 되새겼다”고 말했다. 168cm의 그리 크지 않은 키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윙과 효율적인 손목 스윙…. ‘골프여제’ 후계자로 떠오른 청야니의 강점이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멘털(심리)과 마인드 컨트롤이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밝은 감정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사고는 실패를 딛고 성공을 끌어당기는 비결이다. 남자 골프의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와 닮은 꼴로 평가되는 면이기도 하다. 청야니는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최종일 2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두번째 메이저인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일주일 전 에비앙마스터스에서 파4홀 더블파 탓에 공동 12위에 그쳤으나 1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보란 듯이 우승컵을 품었다. 이날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2ㆍ6,49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청야니는 2언더파 70타(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 2타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상금 39만2,133달러)을 차지했다. 새로운 ‘메이저 전문가’답게 이번 우승에도 각종 새 기록이 쏟아졌다. 우선 역대 남녀프로골프 선수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22세6개월8일)에 메이저대회 통산 5승을 기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종전 여자 최연소 기록(패티 버그ㆍ25세4개월)을 2년 가까이 앞당겼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4세7개월)보다도 1년 이상 빠르다.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이후 처음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2년 연속 메이저대회 2승 수확은 캐리 웹(호주ㆍ2000-2001년)에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두번째다. 이번 시즌 4승 가운데 2승, 개인 통산 9승 가운데 5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쓸어담았다. 나이를 감안하면 메이저 승수에서 아니카 소렌스탐(10승)은 물론 우즈(14승), 최다인 잭 니클라우스(18승)의 기록을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코리안 군단에게는 청야니의 독주가 위기상황일 수밖에 없다. 1승을 남겨둔 통산 100승은 물론 앞으로 대회마다 넘어야 할 높은 산이다. 청야니는 “내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지만 더 큰 목표는 계속해서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이라면서 “올해부터 대회 마지막 날 짙은 핑크색 셔츠를 입고 있는데 내게는 행운의 색”이라고 말했다. ‘핑크 셔츠의 공포’에 맞설 ‘태극군단의 뚝심’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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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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