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패션업계 '가을·겨울전략' 바뀐다

늦더위로 점퍼·코트 대신 티셔츠·니트등 강화<br>트랜치코트, 안감 탈부착 가능제품 크게 늘려<br>"짧은 모피 많이 찾아" 날씨 변화 대응책 고심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패션 업체들이 겨울의류 판매전략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남성정장 매장에서 고객이 탈부착 코트를 살펴보고 있다

패션업체들이 이상기온 때문에 겨울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예년같으면 이맘때쯤 초겨울상품을 매장에 본격 선보였겠지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올 겨울 큰 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자 두터운 털옷보다는 탈부착이 가능한 코트를, 긴 모피대신 짧은 모피를 내놓는 등 주력상품 아이템은 물론 출시 시점, 물량조절에 차질을 빚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백화점 등 유통매장에 깔려야 할 간절기 상품과 가을 신상품이 늦더위로 인해 판매가 늦어진 가운데 초겨울상품 역시 대다수 주요 백화점에서 출시가 미뤄지는 것은 물론 주력 상품의 변화마저 일고 있다. 점퍼나 코트 보다 티셔츠 판매에 더 신경쓰고 있는 캐주얼 의류가 대표적이다. 흄 브랜드는 이달초 롯데백화점 영플라자를 포함한 10개점포에 티셔츠만 판매하는 샵인샵 형태의 ‘CG by HUM’ 코너를 개설했다. 이는 가을/겨울 시즌 티셔츠 구성비가 평균 5%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시도다. 마인드브릿지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쯤 재킷과 트랜치코트가 인기 품목이었으나 올해는 티셔츠 소진율이 60% 이상으로 가장 잘 팔린다. 롯데백화점 영캐주얼팀의 문형준 MD(상품기획자)는 “이상기온으로 가을ㆍ겨울 전략상품이 바뀌고 있다”며 “예전엔 가을엔 트랜치코트가, 겨울엔 코트ㆍ점퍼가 주력이었으나 최근에는 티셔츠, 니트 등 이너웨어 쪽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웨어도 비슷한 상황이다. 먼싱웨어, 엘로드 등 골프의류의 경우 두꺼운 코트류는 거의 사라지고 활동성이 높은 바람막이나 재킷류 아이템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최철 골프담당은 “골프의류는 겨울철 보온성이 중요하지만 최근 추위가 사라지면서 티셔츠 등 얇고 활동성 좋은 상품이 선호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남성정장 브랜드 역시 겨울 상품에 뚜렷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내 인터메죠, 지이크 등 남성정장 브랜드의 경우 조끼형태의 안감을 지퍼로 탈부착할 수 있는 점퍼, 트렌치코트의 비중을 70~80%로 크게 늘렸다. 예전엔 15% 수준이었다. 또한 다운, 패딩, 퍼 코트 등 두터운 보온 소재의 외투 생산을 줄이고 프라다 원단이나 캐시미어를 사용한 가벼운외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여성의류 또한 지난해 크게 유행했던 ‘퍼 트리밍 코트’나 ‘패딩 코트’ 같은 히트 아이템은 탄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 모직, 울, 캐시미어, 가죽, 알파카, 라마 등 서로 특성이 다른 여러 가지 소재를 이용한 상품들이 출시돼 ‘날씨 리스크’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적인 겨울 상품인 모피 브랜드는 날씨 변화에 대응할 전략을 짜느라 고심중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동우모피의 정찬례 매니저는 “2년전만해도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는데 지금은 본격적인 모피 시즌이 아닌 것을 감안해도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구매 고객 또한 엉덩이를 덮는 길이와 긴 소매 상품보다는 민소매의 조끼 스타일이나 7~8부의 짧은 디자인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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