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피플 in 마켓] 박재연 기업가치개선 전문가

체계적 재무·기획 관리 능력으로 중기 리모델링<br>넥스콘테크 매출 3년내 두 배로 키울 것<br>국내 매출 비중 90% 달해 일본 등 거래처 다변화 추진<br>2분기 영업익 5억 흑자전환 2016년부터 새 성장궤도로


"넥스콘테크가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키우고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재무ㆍ기획 관리능력과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박재연(37ㆍ사진) 넥스콘테크 최고재무책임자(CFOㆍ상무)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 상무는 세계 1위의 2차전지 모듈 생산업체인 넥스콘테크의 CFO이자 유니슨캐피탈의 오퍼레이팅 전문가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유니슨캐피탈이 공개매수를 통해 넥스콘테크를 인수하면서 넥스콘테크의 체질개선을 위해 투입된 전문경영인이다.


현재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은 MBK파트너스ㆍ보고펀드ㆍ한앤컴퍼니 등 사모투자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기업을 인수해 체질개선을 통해 되파는 '바이아웃'시장은 생소하다. 국내 운용사들의 제대로 된 바이아웃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고 역량 있는 전문경영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 상무와 유니슨캐피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니슨캐피탈은 중견기업 바이아웃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 사모투자펀드 중에서는 드물게 '매니지먼트 풀'을 운영하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경영자를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애초에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 있는 경영자를 준비해두는 것이다.

박 상무는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 반 동안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했다. 당시 전자ㆍ통신ㆍ소비재ㆍ중공업ㆍ미디어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신규 사업 및 성장ㆍ턴어라운드 등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 2010년부터 2012년에는 효성그룹의 전략본부에서 경영혁신팀 팀장을 맡아 그룹의 M&A와 신규 사업을 총괄했으며 현재 인천도시공사의 재무구조 개선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상무는 "유니슨캐피탈의 제안을 받았을 때 효성에 계속 남을 수도 있었고 이를 포함해 5가지 정도 선택지가 있었는데 그중 넥스콘테크가 가장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었다"며 "큰 기업과 달리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중견기업에서 관리와 운영을 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상무는 자신의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펀드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적 투자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역할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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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넥스콘테크에 대해 "지난 5년간 연간 40%씩 고성장을 했는데 이는 고객사들의 고성장 덕분이기도 했다"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특히 "넥스콘테크의 경우 그동안 일부 국내 기업들에 대한 매출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고객 편중도가 과도하게 높았다"며 "앞으로 일본 업체와의 거래 등 고객다변화를 통해 안정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6명으로 구성된 넥스콘테크 경영위원회는 매주 모임을 갖고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위기도 있었다. 유니슨캐피탈이 투자하고 난 후 넥스콘테크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 넥스콘테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596억원으로 전년 동기(2,403억원)에 비해 33.6%나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넥스콘테크의 2ㆍ4분기 매출은 674억원으로 1ㆍ4분기의 922억원에 비해 더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35억원 적자에서 5억원 흑자로 돌아서 수익성은 훨씬 좋아졌다. 박 상무는 이런 속도라면 오는 2016~2017년께는 회사가 새로운 성장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상무는 마지막으로 자신과 비슷한 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경영자가 되는 과정에 있어서 다양한 업무 경험과 역할에 대한 끈임 없는 도전은 필수적"이라며 "중견기업에서 더 큰 역할을 하며 느끼는 보람과 성장도 매력적인 만큼 화려함만을 쫓지 말고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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