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환율전쟁 '찻잔속의 태풍'

스위스 고정환율 실시로 글로벌 유동성 이동 조짐<br>노르웨이등 통화 초강세 따라 환율방어 나설듯<br>캐나다·뉴질랜드 등도 환시장 개입 가능성 높아져


스위스가 환시장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어 스위스프랑화를 유로 대비 1.2프랑으로 묶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도입하자 글로벌 투자자금이 새로운 안전자산을 찾아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비유로존의 통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등 주변국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더블딥(경기 이중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이 앞다퉈 금리인하나 양적완화와 같은 새로운 부양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 핫머니 유입과 이에 따른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한 중앙은행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그니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스튜어트 톰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앞으로 더욱 거대한 규모의 외환시장 조작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꺼내든 초강수에 유럽 외환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프랑화는 6일 유로화 대비 1.2068까지 올라(화폐가치 하락) 정부의의도대로 일단 환율 폭등세를 잠재웠다. 반면 유로 대비 노르웨이 크로네화는 장중 7.5427까지 떨어져(화폐가치 상승) 2003년 2월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스웨덴 크로나화 역시 이날 유로 대비 9.12크로나에서 9.04크로나까지 떨어졌다. 이들 국가는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안전투자처로 분류됐던 곳이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와 UBS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화폐 가치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브라질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이들 국가에서도 역시 조만간 환율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전투자처를 찾는 글로벌 유동성의 연쇄 이동이 환율 전쟁의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도 향후 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하지만 구체적 환율 방어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고환율에 신음하는 모든 나라가 스위스와 같은 통화 정책을 채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은 오는 9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엔고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마사키 카노 전 일본은행 외환국장은 "스위스와 일본은 경제 규모 자체가 다르다"며 "만일 일본이 달러 당 70~75엔 선으로 환율을 고정하려면 그 비용이 얼마나 들지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환시장에 4조5,100억엔을 풀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브라질은 현재 12%인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환율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살인적인 고물가는 여전히 부담이지만 현재 금리 수준으로는 밀려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을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선진국 수준으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면 결국 유동자금이 금값을 밀어 올릴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선물 금값은 이날 온스 당 1,92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