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시세 양극화현상 갈수록 뚜렷
기준시가 10억넘는 회원권 등장… 5억이상 2배로 늘고 값 상승률 25% 달해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 10억원 시대가 열렸다. 또 5억원 이상 회원권 수가 두 자리 수를 기록했으며 상승률이 40%이상인 곳이 9곳에 달하는 등 최근 골프 회원권 시세 고공 행진이 기준시가에 대폭 반영됐다. 이처럼 기준시가가 크게 오르자 일부에서는 골프 회원권이 투기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국세청이 정기 고시한 전국 골프장 기준시가에 따르면 평균 6.8%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남부(13억3,000만원)와 이스트밸리(10억4,500만원), 남촌(10억2,600만원) 등 3개 골프장의 회원권 기준시가가 10억원을 돌파했다. 골프 회원권 기준시가가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83년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 발표 이래 처음. 지난해 8월 고시에서는 남부가 9억5,000만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이어 렉스필드가 9억8,800만원으로 10억원 선에 턱걸이를 시도하고 있으며 레이크사이드(8억3,600만원)와 가평베네스트(8억750만원)가 뒤를 잇고 있어 조만간 10억원 이상 회원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7개였던 5억원 이상의 회원권은 15개로 2배 이상 늘었다. 12개가 경기 권에 있는 이들 기준시가 5억원 이상 회원권은 대부분 크게 올라 평균 2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회원권 시세 양극화, 즉 고가 회원권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초고가 강세’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회원권 시세 양극화 현상은 가격대별뿐 아니라 지역 별로도 두드러졌다. 대상 회원권 73개로 가장 많은 수를 보인 경기지역과 11개 회원권이 있는 강원지역은 각각 11.4%와 6.2%로 크게 상승했으나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은 각각 0.6%, 2.1%, 2.5%의 내림폭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은 실수요 층이 두터운 데 비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고 강원 지역은 휴양시설이 많아 골프장이 가족형 리조트로 탈바꿈하기 때문으로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영호남과 제주 지역은 골프 인구 밀집도가 떨어지는 반면 최근 신설 골프장이 크게 늘면서 기존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기준시가 조정의 또 다른 특징은 고가뿐 아니라 중가 이상의 경우도 오름폭이 커졌다는 점. 상승률이 높은 회원권 상위 10위내에 1~2억원대가 6곳이나 된다. 이는 골프장 별 호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원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이스 회원권 거래소의 송용권 팀장은 “상승률이 58.3%로 가장 높은 강촌CC는 경춘고속도로 개통이 호재로 작용했고 제일과 마스터스(옛 경기), 강남300등은 회원 위주로 운영 시스템을 개선했던 점, 한일은 코스 리뉴얼 등이 시세에 반영돼 기준시가도 큰 폭으로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외부에서는 이처럼 오름폭이 커지는 것을 두고 “단기 차익을 노린 일부 투자자들이 호가만 높이기 때문”이라며 “보유세 도입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회원권 업계에서는 “현재 회원권 시세는 조정 국면에 돌입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크게 하락할 악재는 없으나 너무 커져버린 시장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큰 폭의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a@sed.co.kr
입력시간 : 2006-01-26 17:2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