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9일] 경제난 반영하는 기업들의 비상경영

기업들의 비상경영 돌입이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고유가와 금융시장 불안 등 경영환경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면서 마른 수건 짜기식의 내핍경영에 들어가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의 방어적ㆍ보수적 경영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원가절감을 위해 지출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투자와 인력채용을 보류하거나 축소함에 따라 일자리 창출과 소비증대가 어려워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운송 업계는 연료절감을 위해 승무원 가방 무게 줄이기에 나설 정도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한참 전부터 조업을 단축했다. 전자 업계와 자동차 업계도 가전제품 및 자동차 내수판매 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올 실적목표를 이미 하향 조정했거나 조정을 검토 중이며 제품 값 인상도 저울질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출장을 미루고 회식을 자제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이 경영여건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을 탄력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불요불급한 지출 억제를 통한 원가절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문제는 성장동력 확충과 당면한 경제난 타개의 핵심 과제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다는 점이다. 재계는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실행을 기대하기 힘들다. 무급휴직, 부동산 등 보유자산 매각 등 기존 인력조차 줄이고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판이니 신규채용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은 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내외 경제여건은 당분간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기업의 긴축경영이 강도를 더해가고 그와 함께 경기침체도 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단번에 해소할 뾰족한 수도 없다. 그래도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대책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규제완화를 서두르고 노동계는 과다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 기업들도 너무 움츠러들지만 말고 어려움을 보다 적극적으로 타개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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