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심층진단] 론스타 A to Z

자산 200억弗중 25% 한국에 투자<br>98년 성업公부실債인수하며 한국과 인연<br>'점조직' 활용해 국내 부동산·금융시장 장악<br>조세회피지역 버뮤다에 본점…과세 논란<br>"경제회생 발판 제공" "먹튀펀드" 평가 상반



‘론스타(Lone Star), 아시아 금융허브로 한국 결정’ 지난 2003년 9월 미국의 거대 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주식 취득 신청서를 한국의 감독 당국에 내면서 의욕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론스타는 당시 아시아 회의를 한국에서 여는 것은 물론, 중국 투자본부도 한반도에 설치해 한국을 아시아 투자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솔깃한 우리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을 위해 론스타에 투자를 더욱 늘려 달라면서 입을 맞춘다. 그로부터 2년 반이 흐른 지금,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외환은행 매각과 론스타가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보여온 행위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한다. 동북아 금융허브 라는 국가적 전략을 역이용, 한국 자본시장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취한 벌처펀드(vulture Fund)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런 그들에게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도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빠져 나간 ‘먹튀 펀드’라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운 한국식 자본주의’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역설적이지만 론스타는 이렇게 환란 이후 한국의 지난 세월을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반추할 수 있게 하는 상징물이 됐다. ◇론스타, 본사는 조세회피지역 버뮤다 = 1995년 미국에서 첫 구성된 론스타 펀드는 폐쇄형 사모펀드다. 미국 내에서 7번째로 큰 규모이며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에서 20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하고 있다. 론스타 홈 페이지 자료를 보면 지난 96년 1호 펀드인 ‘오퍼튜니티(운용규모 4억 달러’를 시발점으로 지금까지 6개 펀드를 구성해 운용중이다. 이 중 2, 3, 4, 5호 등 4종류 펀드의 본점이 버뮤다로 돼 있다. 론스타 펀드의 본사는 미국 텍사스. 하지만 론스타는 버뮤다 라는 조세회피지역에 이들 펀드의 본점을 두고 있다. 론스타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사실이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론스타 펀드의 본점이 버뮤다 라는 사실을 투자 초기에는 모르고 세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야 알게 됐다. ◇론스타 전체 투자액 4분의 1이 한국 = 1999년 이후 구성된 총 6개 펀드. 이 가운데 우리 시장에 들어온 펀드는 어느 정도 될까. 2호(운용규모 12억 달러), 3호(22억 달러), 4호(42억 달러), 5호(50억 달러) 등이다. 물론 이들 펀드의 본점은 버뮤다 수도 해밀턴이다. 이를 통해 추산해 볼 때 론스타가 설립 이후 한국에 쏟아 넣은 금액은 49억 달러(약 5조원)로 총 투자금액의 4분의 1에 달한다. 1호 펀드인 오퍼튜니티(미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 외에 한국이 주요 투자 대상임을 알 수 있다. 펀드별 한국 투자 현황을 보면 12억 규모인 2호 펀드는 외환위기 이후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매입에 주력했다. 지난 98년 성업공사로부터 5,464억원의 부실채권을 1,409억원에 매입하면서 한국에 첫 발을 들였다. 부실채권에서 재미를 본 론스타는 3호 펀드를 결성, 오피스 빌딩 사냥에 나선다. 역삼동 아이타워(6,632억원에 인수), 동양증권사옥(650억원에 인수) 등이 3호 펀드가 사들이 우리의 알토란 건물이다. 론스타 뿐 아니라 다른 외국펀드도 부동산을 구입할 때 매입가의 80~90%는 국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국내 은행도 외자에 서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난리였다. 실제 외자가 얼마나 들어 왔는지 의문이다. ◇점조직, 인맥활용 한국 시장 장악 = 2, 3호 펀드가 부실 채권과 부동산에 주력했다면 4, 5호 펀드는 금융시장과 기업구조조정 회사로 눈길을 돌린다. 문제가 되고 있는 외환은행을 비롯 극동건설, 한빛여신전문 등이 4호 펀드가 사들이 우리의 자산이다. 2004년 9월 설립이 끝난 50억원 규모의 5호 펀드 역시 한국을 비롯 아시아 금융기관을 투자 목표로 삼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론스타의 한국 영업방식. 자회사인 허드슨 어드바이저의 경우 점조직 형태로 운용될 정도로 철저한 보안아래 움직였다. 론스타는 국내 시장에서 인맥을 포섭해 나갔다. 우리시장 진출을 위해 회계법인인 삼정 KPMG를 파트너로 정했다. 외환은행 문제로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의 금융계에서 내로라 하는 인물들이 삼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론스타는 또 옛 성업공사 부사장을 스카웃 하는 등 성업공사 주요 인력을 대거 끌어 들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론스타는 어느덧 외환위기 이후 한국시장에 진입한 외국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거두기 힘든 이익이다. 골드먼삭스, 모건스탠리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론스타는 수 많은 부실자산을 매입, 한국경제 회생의 발판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것을 활용해 조세회피, 국부유출, 외자ㆍ정부 커넥션 등 수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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