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주역 '이헌재 사단' 쓸쓸한 퇴진
지난 98년 이헌재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으로부터 스카우트돼 기업ㆍ금융구조조정을 이끌어온 이른바 '이헌재사단'이 사실상 전원 퇴진했다. 금감위의 기둥 역할을 했던 구조조정의 1세대가 떠난 셈이다.
이헌재 사단의 맡형격인 이정재 전 금감위 부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옮겨가며 멤버중에서는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물. 이 차관을 제외하고는 떠난 사람 대부분은 '화려한 퇴진'보다는 소리없이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우선 기업구조조정 부분에서 이헌재 전 장관의 양대 브레인이었던 서근우 전 금감위심의관과 이성규 전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새로운 길로 들어섰거나 퇴진을 앞두고 있다. 이 전국장은 지난해말 서울은행 여신담당 상무로 옮겨갔고, 서심의관은 자문역으로 남아있지만 6월말 예전 직장인 금융연구원으로 돌아간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몸담다가 스카우트돼 각종 대외원고를 담당하고 금감위원장의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금감위의 손' 역할을 했던 최범수 전 자문관은 이달초 주택ㆍ국민은행 합병추진위원으로 옮겨가 '수퍼은행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달말엔 '소장파 보험학자'로 보험 개혁을 맡아왔던 김기홍 부원장보가 퇴임한다.
김부원장보는 생보사 상장 등에서 결국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채 쓸쓸한 퇴진의 길을 걷게 됐으며, 예전 직장(충북대교수)으로 돌아가 후진 양성에 주력할 생각이다. 스카우트되지는 않았으나 '이헌재스쿨'의 모범생을 자처했던 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는 수뢰사건에 연루돼 옥중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제 금감위(원)내에 남은 이헌재사단은 오갑수 부원장보(증권담당)와 이성남 검사총괄실장 정도에 불과하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