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환대출 대손충당금 기준강화
카드업계 "비상"…금감원 "건전성 제고위해 은행수준 맞춰야"일부社 1조이상 추가적립 부담… "시행 늦춰야"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환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카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대환대출이 많은 일부 카드사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6일 금융감독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카드사들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사의 대환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현재보다 더욱 엄격히 쌓도록 금융감독원에 권고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난번 카드특감 이후 은행과 전업계 카드사들의 감독규정이 각각 다른 점을 지적하고 카드사의 규정을 은행수준에 맞춰 손질하라고 지시했다"며 "금감원은 현재 대환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강화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시기를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카드는 대환대출 6조3,000억원에 연체율이 18%에 달해 변경된 대손충당금기준을 적용하면 추가 금액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대환대출의 경우 연체 시작 후 3개월에 적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카드 연체자들이 연체 6개월 시점에 요주의 여신으로 12%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으나 새로운 규정에 따를 경우 연체 기간이 6개월로 적용돼 '회수의문'에 해당하는 6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늘어 카드사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카드는 대환대출 5조5,000억원에 연체율도 26.1% 수준이나 대손충당금 적립규모가 4조원을 상회하는 등 이미 상당 부분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놓은 상태다. 현대카드는 대환대출 4,530억원에 연체율 19.9%, 신한카드는 대환대출 1,906억원에 연체율은 20%, 롯데카드는 대환대출 119억원에 연체율은 2.6%에 불과해 추가적인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경영위기에서 벗어난 점을 감안해 대손충당금 적립강화 적용시기를 최소한 2~3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입력시간 : 2004-09-06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