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 외끌이 성장' 한계 드러나

국내 경기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수출을 통한 ‘외끌이 성장’에 매 달려온 국내 경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올 경제성장률을 5.5%로 밝혔지 만,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은 수출 주도의 성장에 먹구름이끼고 있음을 보여줬다. 우선 내수와 수출간 격차는 여전했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11.6%가 늘어 2월(16.9%)에 이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전적으로 IT 등 일부 품목의 수출 활황 덕분이다. 수출 출하 증가율은 21.4%인 반면내수 출하증가율은 5.0%에 불과한게 단적인 예다. 소비 부진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3월 지표는 우려 수준을 넘는다. 지난달 24일 특별소비세가 인하됐지만, 자동차 판매는 17.0%나 감소, 지 난 2월의 13.6%보다 더 나빠졌다. 백화점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16.5%나 급감했다.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용불량자수마저 또다시 걱정거리로 대두됐다. 신용불량자 증가율은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신용불량자가 10만명을 넘는 금융기관이 18개나 됐다. 소비를 가로막는 근본 요인임이 다시한번 드러난 셈이다. 경기를 더욱 걱정스럽게 만드는 부분은 투자다. 3월에는 적신호의 농도가더욱 짙어졌다. 지난 2월 전년동기보다 2.1% 증가하며 8개월만에 처음 상승세를 탓던게 한달만에 6.8%나 수직 하강했다. 이에 따라 1ㆍ4분기 전체로도 3.0%가 줄었다. 이런 속에서 기업들의 ‘엑소더스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재경부 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중 해외직접 투자 실적은 869건에 15억1,000만달러(신고기준)로 전년동기보다 건수로는 23.6%, 금액으로는 38.5%가 증가했 다. 산업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최근 각 연구소들이 올 경제 성장률 전 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이는 수출 호황으로 경상 흑자가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수치상의 개선일뿐 소비와 투자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도“수출 위주의 일부 제조업만 호황을 구가 하고 있는 극단적인 양극화 국면”이라며 “당분간 한국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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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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