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매국노 식민학자가 날조한 한국사… 아직도 득세하고 있다

한사군 한반도설·실증사학 앞세워 고대사 무시

조선총독부 역사 왜곡에 이병도 등 사학자 동조

"후계자들 학계 주류로 남아 식민사관 전파" 비판



중국과 이민족을 구분하는 현재의 만리장성은 명나라때 완성됐다. 서쪽 가욕관에서 동쪽 산해관(노룡두)까지 길이 6,352km가 역사적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랴오닝성 단둥에 호산장성이란 것을 쌓고 이를 8,851km로 늘렸다. 2012년에는 헤이룽장성 무단장까지로 더 늘여 2만1,196km을 주장했다. 앞선 진·한대 장성은 한반도의 북부까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극적인 한국 역사학계의 책임 탓이기도 하다. 사사진은 산해관. /서울경제DB

중국과 이민족을 구분하는 현재의 만리장성은 명나라때 완성됐다. 서쪽 가욕관에서 동쪽 산해관(노룡두)까지 길이 6,352km가 역사적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랴오닝성 단둥에 호산장성이란 것을 쌓고 이를 8,851km로 늘렸다. 2012년에는 헤이룽장성 무단장까지로 더 늘여 2만1,196km을 주장했다. 앞선 진·한대 장성은 한반도의 북부까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극적인 한국 역사학계의 책임 탓이기도 하다. 사진은 노룡두(산해관의 일부로 성곽이 바다로 들어간 부분). /서울경제DB

중국과 이민족을 구분하는 현재의 만리장성은 명나라때 완성됐다. 서쪽 가욕관에서 동쪽 산해관(노룡두)까지 길이 6,352km가 역사적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랴오닝성 단둥에 호산장성이란 것을 쌓고 이를 8,851km로 늘렸다. 2012년에는 헤이룽장성 무단장까지로 더 늘여 2만1,196km을 주장했다. 앞선 진·한대 장성은 한반도의 북부까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극적인 한국 역사학계의 책임 탓이기도 하다. 사진은 호산장성. /서울경제DB

■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 (황순종 지음, 만권당 펴냄)

■ 우리 안의 식민사관 (이덕일 지음, 만권당 펴냄)



#장면1=중국에서 추진하는 동북공정 가운데 주요 이슈중의 하나는 적어도 고대 진ㆍ한나라때는 한반도 북부가 그들의 영토였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사군'이 한반도 북부에 있었고 만리장성은 황해도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중국 사서에도 없는 내용을 그들이 어떻게 알까. 바로 국내 사학자들이 근거를 대줬다. 일제식민지 시기 조선사학계의 태두로 불린 이병도와 그의 후계자들이 한사군 한반도설을 주장했고 이를 중국이 따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면2='실증사학'이라는 것이 있다. 역사라는 것은 유적ㆍ유물로 증명돼야 한다는 것인데 독일의 랑케가 원조이고, 일본을 거쳐 일제 시기에 조선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르면 단군신화나 삼국사기 초기기록은 믿을 수 없게 된다. 랑케는 국가형성의 역사가 짧은 독일 사람이다. 고대 로마제국과 싸운 게르만족 이야기를 빼면 실질적으로 독일사는 10세기 전후에서 시작된다. 랑케의 실증사학은 중국이나 한국같은 역사가 유구한 나라보다는 역사가 역시 짧은 일본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8ㆍ15 해방후 7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식민지 잔재가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역사학계는 그 정도가 심하다.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들과 함께 조선역사 개조작업, 이른바 식민사관 구축에 앞장선 이병도와 그의 후계자들이 서울대 등 국내 역사학계의 주류로 남아있으면서 이런 식민사관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식민사관을 밝히려는 의도에서 책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역사학자 이덕일의 '우리 안의 식민사관'과 관료출신 황순종의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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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을 한마디로 하면 일제 식민 통치자의 시선으로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말한다. 일제가 식민사관 구축에 나선 것은 3ㆍ1운동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가 높아지자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서였다. 조선총독부는 1920년대 이후 문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과 날조를 진행시켰다. 그리고 이병도 등 일부 사학자가 이에 동조 주도했다. 요체는 우리 민족이 자체발전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식민지배가 정당하고 그것이 한국민족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의 절정은 중국이 고조선 영토에 세웠다는 한사군 문제다. 우리 역사의 시작이 한사군이라는 '중국 식민지 정권'이고 이런 '선진 문물'을 통해서야 비로소 국가를 이룰 수 있었다는 논리다.

중국 한나라때의 유물이 지금의 평양에서 발견된 것을 이유로 한사군 가운데 핵심인 낙랑군이 이곳 평양에 존재한 것이 맞다는 것이 기존 학계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이덕일은 이에 대해 반박한다. 평양에서 지금껏 발견된 유물은 모두 후한 시기인 2~3세기의 것으로, 한 무제가 고조선을 멸망시킨 것으로 중국측 '사기'에 기록된 기원전 108년과는 200여년이나 차이가 난다. 이른바 실증사학을 따른다 해도 평양의 낙랑군이 한 무제가 세운 한사군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反) 식민사관을 목표로 하면서도 두 권의 저자는 시각을 달리한다.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은 식민사관의 계보를 알리고 쟁점별로 비판을 한다. 1부 식민사관의 계보에서는 조선총독부가 기획한 역사 날조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거기에 적극 협조해 일신의 영달을 꾀한 '매국노' 식민사학자들을 비판한다. 2·3부는 식민사관의 주장을 쟁점별로 비판한다. 그들이 가장 크게 훼손한 고조선과 삼국시대의 역사를 둘러싼 쟁점을 주로 다룬다. 낙랑 평양설, 패수(고조선과 한나라의 국경이었던 강)와 갈석산의 위치를 논한다.

이에 대해 '우리 안의 식민사관'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식민사관과의 전쟁중에 있음을 강조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마저 여전히 식민사관, 일본의 극우사관을 전파하고 있는 것을 고발한다.

해방 70년 동안 역사에 대한 우리의 관점도 많이 변했다. 현재 스스로 식민사관에 빠져 있다는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역사학자는 물론이고 역사를 공부하는 국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식민사관이 우리의 의식과 지식에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조작을 사실(史實)로 주장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넘어서야 할 과거가 이 책들에 나와 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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