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석필의 재무제표 쉽게읽기] ● 숫자보다 이익의 질을 따져보자

자산처분등 일회성 보다 본업 순익이 중요<br>적용한 회계기준따라 실제 수익력 차이 커

얼마전 WBC 야구대회가 끝났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던 야구가 끝나니 하루 일과가 허전해진 느낌이다. 일본에 져서 준우승을 해서 아쉽지만 잘했다는 평가를 한다. 잘했다는 의미는 준우승이라는 성적 때문은 아닐 것이다. 4년 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아서다. 재무제표를 읽을 때도 드러난 숫자보다는 질을 따져봐야 한다. 주식투자나 재무분석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었던 독자라면 ‘이익의 질’이란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익의 질은 지속성 여부에 따라 평가된다. 즉, 이익이 그 기업의 실제 수익력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가 바로 이익의 질이다. 이익의 질을 따져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첫째, 일회성 수익이나 비용이 있었는가? 일시적인 수익이나 비용은 지속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알기 쉬운 예가 유형고정자산 처분이익이나 손실이다. 어떤 기업이 새로 공장을 지어 옮기면서 예전 공장을 팔아서 처분이익이 생겼다고 하자. 손익계산서 영업외수익에 포함되어 순이익이 늘어났을 것이다. 순이익의 질이 드러난 숫자보다 낮은 경우다. 또 과거 부실을 정리하면서 일회성 비용을 계상하기도 한다. 그 기업의 실제 수익력에 비하여 순이익이 낮게 나왔을 것이다. 여기서 일회성이라고 해서 꼭 한해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건설회사가 아닌 기업이 공장부지를 팔지 않고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면 2~3년간 분양수익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이익이 늘었다고 하면,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보다는 질이 낮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어떠한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회계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잠재적인 부실에 대해 충당금을 많이 적립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다. 또 감가상각방법에 따라 이익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감가상각방법을 정율법으로 채택한 기업이 있다고 하자. 정율법을 적용하면 설비투자 초기에 감가상각비가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비가 줄어든다. 그래서 설비투자 초기에는 실제 수익력에 비해서 이익이 적게 나오고 나중에는 실제보다 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기업간 비교 시에는 회계기준의 차이를 파악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해서 비교해야 한다. 셋째, 사업보고서나 공시자료를 통하여 최근에 회계기준을 변경한 적이 없는지 체크하자. 회계기준을 바꿔서 이익이 변했다면 그만큼 조정해야만 실제 수익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사업의 특성에 따라 이익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건설업은 예정원가율에 따라 공사진행기준을 적용하는데, 공사가 끝났을 때 실제 원가는 다를 수 있다. 또 매년 이익이 들쭉날쭉한 것보다는 매년 이익이 꾸준하게 나오는 것이 이익의 질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실제 수익력을 가늠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재무제표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정이 더 많다. 그렇지만 이익의 질을 염두에 두고 재무제표를 읽는 것만으로도 사소한 실수를 많이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