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신용위기 불씨 안 꺼졌다

양대 채권 보증업체 MBIA·암박 3분기 손실 예상치 상회<br>암박 신용등급 4단계 추락… MBIA도 조정될듯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미국 양대 채권 보증업체인 MBIA와 암박 파이낸셜이 예상보다 훨씬 심한 분기손실을 기록했다. 이 결과 암박의 신용등급이 4단계나 추락하는 등 미국 내 신용위기 불씨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MBIA의 올 3ㆍ4분기 순손실액이 총 8억650만 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의 손실액 3,660만 달러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세후 손실액은 주당 2.22달러를 기록,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 손실규모(주당 1.04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암박도 3분기 순손실이 2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6,000만 달러 손실)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보유한 주식ㆍ채권의 가치 변동을 제외한 손실액은 주당 7.81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 손실규모(주당 1.0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손익 규모는 MBIA 9억6,100만달러, 암박 31억달러 등 추가 손실에 대비한 비축금을 제외한 것이다. 실적 공개 이후 무디스는 암박의 신용등급을 Aa3서 Baa1으로 4단계나 끌어내렸다. 마이클 캘른 암박 CEO는 "정부 구제금융자금이 금융 시스템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등급 조정을 보류해달고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서브프라임 위기 이전인 2007년 초 90억 달러 이상이었던 암박의 시가총액은 현재 9억7,500만달러로 1/10토막났다. MBIA 신용등급 역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기지 상품이 많아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짐 라이언 시카고 소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채권 보증업체에 대한 최대 관심거리는 신용등급"이라며 "신용등급이 더 떨어지면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MBIA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조정한 지난 7월초 이후 지방채보증 계약을 멈췄다. 암박 역시 지난 3ㆍ4분기 동안 어떠한 신규 보증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이들 업체의 마지막 희망은 정부가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자금 중 일부를 지원받는 것이다. 맷 패비앤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사의 애널리스트는 "정부 구제자금에 참여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이들의 최후이자 최선의 희망"이라며 "현재로서는 양 사의 상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월리스 암박 CEO는 "문제는 지불능력이 아니라 유동성"이라며 "금융시스템 안정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채권보증기관도 정부 구제금융에 참여해야만 한다"고 이날 밝혔다. 올들어 MBIAㆍ암박 등 총 7개의 채권 보증업체 중에서 5개 업체가 최고 신용 등급인'AAA' 등급을 박탈당했다. 신용등급이 무너지자 지방채 가치는 대폭 하락했고 구입 은행들은 채권자산을 상각해야 했다. 이 같은 위기 국면 속에 양 업체 주가는 올들어 각각 52%, 9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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