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大 영화제서 두번째 '쾌거'
김기덕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빈집' 김기덕 감독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스태프·가족 그리고 내 인생에 감사"
김기덕 감독
김기덕 감독이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베네치아61’에서 영화 ‘빈 집’으로 감독상(Award for Best Direction)을 차지한 것은 김 감독 개인적으로는 물론 한국 영화계로서도 주목할만한 쾌거다.
김 감독은 1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막을 내린 이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열린 세계 3대 영화제 중 두 곳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계로서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이 네 번째.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칸 영화제)를 시작으로 같은 해 이창동 감독이 베니스에서 감독상을 수상했고, 올 들어 김기덕 감독이 2번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 영화계는 올들어 열린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주요부문상을 수상, 사상 최고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한 감독이 한 해 두 차례나 감독상을 거머쥔 것도 보기 힘든 사례. 세계 3대 영화제가 경쟁부문에 같은 영화를 초청하지 않고, 한 감독이 몇 달 만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기덕만이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베를린의 영광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작품의 주제나 표현 방식도 갈수록 원숙해져 더 이상 ‘엽기 감독’이나 ‘기인 감독’이 아닌, 보편적인 감성과 가치를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하는 ‘개성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한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은 50년대 영국 뒷골목에서 행해지던 낙태 이야기를 다룬 영국 마이크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Vera Drake)가 차지했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이멜다 스턴톤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안락사 문제를 다룬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베나바르 감독의 ‘아웃 오브 시’(Out of Sea)는 심사위원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09-12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