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물고문으로 1987년 1월14일 숨진 고(故)박종철(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씨의 19주기 추모행사가 13일 오후 그가 고문을 당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열렸다.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아버지 박정기(77)씨와 박씨의 서울대 후배 등 대학생 40여명, 박경서 경찰청 인권수호위원장, 인권단체 운동가 등이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또 추모행사에는 박씨가 고문을 당하면서도 소재를 말하지 않은 서울대 선배 박종운(46)씨도 자리를 지켰다.
그 동안 박씨의 추모행사는 서울대 교내 추모비에서 열렸지만 그가 물고문을 받아 숨진 현장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의 영정은 그가 물고문을 받던 욕조 옆 세면대 위에 화환과 함께 놓였으며 경찰은 옛 과오를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욕조, 수도꼭지, 변기, 침대 등 당시 물고문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14일 낮 12시 경기도 마석모란공원묘지에서 `박종철열사 19주기추모식'을 연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현재 경찰청 인권보호센터가 입주해 있으며 경찰은 이 건물을 인권기념관으로 개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