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의 은행들이 재무구조를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건설은행이 다음달 4대 국영은행 중에서 최초로 50억위앤 규모의 압류자산 경매에 직접 나선다고 7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 업무는 4개의 국영 자산관리공사가 담당해왔다. 그러나 부실의 늪에 빠진 이들 공사의 대금 회수가 속속 지연되자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건설은행이 압류하고 있는 담보물을 자산관리공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매각하기로 한 것. 이는 무수익여신을 액면가 이하로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감독당국의 규제를 여신과 담보를 분리해 담보물건만 매각하는 방법으로 피해가는 새로운 금융기법이다.
중국은행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이르면 4월에 60억위앤 규모의 부실채권을 국내외 입찰자에게 직접 경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낙찰가가 액면가를 밑돌 경우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중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중국 4대 국영은행은 전체 자산의 23%인 2,400억달러의 부실채권을 가지고 있다. 국제증시 상장을 위해서는 무수익여신비율은 10%미만,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돼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이 국제수준의 재무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각종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