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21]'멸망…' 호평속 흥행도 질주
과격한 액션영화와 터무니없는 코미디 같은 '팝콘무비'가 판을 치는 할리우드 여름장에 카운터 프로그램으로 나온 폭력이 있는 어둡고 음울한 드라마'멸망에로의 길'(Road to Perdition)이 비평가들의 호평속에 흥행호조를 보이고 있다.
톰 행크스와 폴 뉴만이 나오는 이 영화는 개봉 2주째인 지난 21일까지 모두 4,730만달러를 벌었다.
특기할 것은 '멸망에로의 길'이 개봉 첫 주에는 '맨 인 블랙 2'에 밀려 흥행 2위를 차지했으나 개봉 2주째 흥행 1위로 올라선 점이다.
'올 아메리칸 보이'행크스가 처음으로 지금까지의 스타일을 버리고 악역인 과묵한 킬러로 나오는 갱단 히트맨인 아버지를 둔 어린 아들의 눈으로 본 유혈과 폭력이 점철된 복수극이자 죄와 구원, 그리고 부자간의 끈끈한 관계를 그린 드라마다.
차분하고 서서히 진행되는 속도와 완벽한 화면 구성, 아름답도록 음울한 촬영(콘래드 홀)과 최면적이요 우울하게 서정적인 음악(토마스 뉴만) 그리고 행크스와 그의 양부 같은 갱단 보스역의 폴 뉴만의 훌륭한 연기등이 잘 조화된 품위있는 작품이다.
2년전 '아메리칸 뷰티'로 오스카 감독상을 탄 영국인 감독 샘 멘데스의 두번째 작품. 스타일 좋은 외형속에 운명적인 무드가 차오르면서 갱스터 오페라 같은 비극미를 제공한다.
1931년 경제 공황시대. 일리노이 한 작은 도시의 무자비한 갱단보스 존 루니(폴 뉴먼)에겐 두 아들이 있다. 하나는 무모한 친아들 카너요, 다른 하나는 자신이 친아들보다 더 사랑하며 키워준 마이클 설리반(톰 행크스).
그런데 존을 위한 킬러인 마이클의 12세난 맏아들 마이클 2세가 카너와 아버지의 살인을 목격하면서 비극이 일어난다.
비밀이 누설될 것이 두려운 카너가 마이클의 둘째 아들과 아내를 살해하면서 마이클은 가족의 복수를 위해 아버지나 다름 없는 존과 대결, 부자간의 애증의 비가가 엮어진다.
미국내에서는 스필버그가 세운 드림웍스가 배급한 이 영화는 벌써부터 행크스와 뉴만의 연기 및 작품상등 여러부문에서 오스카상 후보감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