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발 쇼크에 1,940선 턱걸이] 외국인 파는 종목 기관은 사들여… 선호주 '극과 극'

외국인 최다 순매도 네이버·SKT 기관이 받아

"기관 선별적 매수 정책·배당 관련주 주목해야"


거침없이 하락하고 있는 폭락장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선호 종목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추석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주를 가장 많이 내다 팔았지만 기관은 오히려 IT와 자동차주를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10종목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대체로 일치해 결국 외국인이 내놓는 물량을 기관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은 대부분 대형주를 내다 팔고 있다"며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제한적으로 편입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후 이날까지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71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조3,50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네이버다.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 6,39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네이버 전체 시가총액(24조3,900억원)의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이 네이버 다음으로 많이 팔아 치운 종목은 SK텔레콤(017670)(3,481억원), 현대차(005380)(3,050억원), 아모레퍼시픽(1,669억원), SK하이닉스(000660)(1,646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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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동안 주식을 사들인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다. 기관은 지난 한 달 동안 기관은 네이버 주식 7,8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판 네이버 주식을 기관이 대부분 사들인 셈이다. 이외에도 SK텔레콤(3,513억원), SK하이닉스(3,196억원), 한국전력(1,870억원), KT&G(1,711억원), 아모레퍼시픽(1,690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들은 KT&G·LG 등 내수·정책·배당 관련주들 중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 위주로 선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실제 기관이 사는 종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종목들에 대해서는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수급을 면밀히 살피면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때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종목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이 쥐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앞으로 언제 매수로 돌아설지, 그때 어떤 종목을 사들일지가 중요하다"며 "기관의 순매수는 펀드 환매 압력이 낮아져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적 성격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회의(FOMC)가 있는 이달 말까지 외국인이 현재의 매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한국증시를 급격하게 빠져나간 것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을 기점으로 유로존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미국 정책 후폭풍에 유럽발 경기 우려, 실적부진과 같은 한국 내부의 문제가 겹친 결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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