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강행] 北 핵실험 어떻게 이뤄졌나 실험 쉽고 포착 힘든 '수평갱도' 이용수직굴착 보다 시공 간단, 주변국 위성에 발각 가능성 낮아방사능 유출여부 4~5일후에나 판단 가능…안심은 일러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대덕=강재윤 기자 hama9806@sed.co.kr 9일 북한의 핵실험은 '수평갱도'를 이용한 핵실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9일 "북한은 함경북도 화대군과 길주군의 경계지역 인근에서 실험을 한 것으로 잠정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정보 당국은 당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를 유력한 핵실험 후보지로 꼽았으나 함북 화대군과 길주군 경계지역으로 수정, 발표했다. 지질자원연구원도 이날 화대군 부근에서 인공지진파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통상적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가 발생하며 자연 지진인 경우 작은 P파 뒤에 큰 S파가 오지만 이번에 감지된 지진파는 P파가 S파보다 크게 나와 인공발파 등에 의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이번에 감지된 지진파는 진도 3.6 이며 이는 통상적으로 TNT 400~500톤 규모지만 최고 800톤까지 가능한 분량"이라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에서 관측한 지진파 발생 시간은 오전 10시 35분 33초에 발생지점은 북한 함북 화대에서 길주 방향 15.4㎞ 지점이며 지진연구센터의 자동측정망인 강원도 간성에서 처음 감지됐다. ◇수평갱도 이용 이유는= 북한이 수평갱도를 이용, 핵실험을 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수평갱도를 이용한 실험은 수직갱도에 비해 핵실험이 용이하다. 이미 57년9월의 미국이나 69년9월의 중국처럼 초기 핵실험 대부분은 수평갱도를 이용했다. 산 밑을 수평으로 갱도를 굴착하기 때문에 수직으로 굴착하는 것에 비해 시공도 간단하고 특수설비가 필요하지 않다. 또 낮은 가격으로 측정설비 장치를 할 수 있고 대량의 핵실험을 한번에 할 수 있다. 주변국의 위성으로부터 발각될 가능성도 낮다. 핵 실험 중 가장 탐지하기 어려운 것이 지하 핵실험이다. 미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했지만 실험 당시엔 포착에 실패하기도 했다. 다만 수직갱도의 경우 수직으로 땅을 파기 때문에 주변국의 위성 등에 발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산의 밑 부분을 수평으로 파 들어 가는 수평갱도는 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때문인지 핵실험이 단행된 것으로 전해진 함경북도 내 핵 실험추정지는 당초 유력핵실험 후보지 8곳 중 한곳으로 꼽혔던 길주군 풍계리에서도 30㎞ 가량 동쪽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 가능성은 없나=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주변지역 오염 가능성이다. 만약 핵실험 설계에 결함이 있을 경우, 상당량의 방사능이 유출되는 것은 물론 핵 실험장 밖의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다행히 이날 핵실험으로 현재까지 방사능 유출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핵실험에 대한 방사능 유출 여부에 대한 판단은 4~5일 이후에나 가능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측은 "통상 방사능 유출 여부의 판단은 공기를 통해 측정할 수 밖에 없다"며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불어도 최소 12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하핵실험을 했을 경우, 방사능 유출 여부를 단기간에 판단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에다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가 거대한 사막지대 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98년 사막에서 진행됐던 파키스탄 지하 핵실험의 경우도 소량의 방사능이 유출됐을 정도로 핵실험은 으레 방사능 유출을 수반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좁은 한반도는 지하 핵실험을 하더라도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공기 중으로 방사능 유출이 없더라도 지하수 등 수질이나 토양 오염을 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조남진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핵실험에 따른 낙진이나 방사능 유출 여부에 대한 판단은 기상 조건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현재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09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