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16일] 혼자 사는 노후

‘혼자 사는 노후 어떻게 살 것인가’, ‘혼자 사는 노후 두렵지 않다’, ‘혼자 사는 노후 즐겁게 사는 방법’, ‘여자의 활로 남자의 미로’. 지난해 일본 출장 길에 사온 ‘혼자 사는 노후’와 관련된 책들의 이름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이런 책들이 많게는 80만부나 팔릴 정도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혼자 사는 노인들이 늘면서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사는 노후를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문제로 받아 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혼자 살고 있는 노인들은 물론 앞으로 혼자 살 것으로 예상되는 예비 노인들까지도 이런 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수는 465만명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 6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또 혼자 사는 노인의 80% 정도는 여성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혼자 사는 노인이라고 하면 원래부터 결혼을 안 했거나 자녀들과 같이 살 수 없는 사정 때문에 할 수 없이 혼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혼자 사는 사람은 동정의 대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노부부가 사별을 할 경우 자녀가 같이 살자고 하더라도 노인 스스로 혼자 사는 생활을 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도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을 보는 시각도 동정적이고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건강문제에서부터 주거, 자산관리, 사회참여, 여가활동 등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노하우를 다룬 책들이 다수 출판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삶’이 바야흐로 시민권을 얻게 된 셈이다. 최근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수는 102만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5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특히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기에 있는 노인의 비중은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도 혼자 사는 노인의 비중은 일본보다도 훨씬 높다. 10년, 20년 후 우리사회가 지금의 일본처럼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경우에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문제가 어떻게 나타날까? 사회 각 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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