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 행보 마음에 안들어… 오바마, 정상회담 제안 거절

선 채로 5분간만 대화 나눠

선진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냉랭한 관계가 확인됐다.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절해 양 정상은 5분간 서서 대화를 주고 받는 데 그쳤다.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뒤 다음날 정상회담 개최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를 원했으나 미국 측이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미국 측에 회담을 타진했으나 일정을 조절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지난 4월 정상회담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과 선 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도쿄신문은 대화시간이 5분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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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불발은 최근 일본의 행보에 미국이 불편을 느끼는 것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쌀·쇠고기를 비롯한 주요 5품목 관세나 자동차 안전기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일본을 방문해 집단자위권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관해 일본의 손을 들어줬지만 TPP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다. 또 최근에는 아베 총리가 북한이 납북 일본인에 관해 전면 재조사를 실시하면 단독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혀 한미일 대북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미국의 제재 대상자 중 한 명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하원의장의 일본 방문을 허용하는 등 러시아와의 각별한 관계도 과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G7 정상회의 폐막 무렵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 가능성을 경고한 오바마 대통령과 차이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납북자 재조사를 둘러싼 북한과의 합의에 대해 직접 설명했으며 TPP 협상 조기타결을 위해 협력하자는 뜻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일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주요 현안에서 철저하게 자국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하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 오바마 대통령이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납북자 문제, 대러시아 정책, TPP 등 현안이 전개되는 방향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관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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