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외원정 도박… 상습 성추행… 강원랜드는 비리랜드?

스노모빌 충돌로 1명 사망 등 안전불감증도 만연<br>징계는 근신·견책 등 경미해 "제식구 감싸기" 비난

공공기관인 강원랜드가 직원들의 해외 원정도박과 여직원 성추행 등 갖가지 추문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민주당ㆍ천안을)이 확보한 '2012∼2013년 강원랜드 자체 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지노 직원 3명이 강원랜드 콘도에서 VIP 고객과 1인당 100만원씩 걸고 포커 도박을 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이 외에도 8차례나 해외에 나가 1억4,000만원대의 원정도박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자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나이 어린 계절직 여직원들이 간부직원으로부터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사례도 확인됐다. 고객지원팀의 한 간부는 2월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계절직 여직원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을 시도했다. 또 다른 간부 직원은 키스와 성 접대를 요구하는 문자를 상습적으로 보내다 적발됐다.

안전불감증도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는 하이원리조트를 운영 중인데 이곳에서 안전관리 소홀로 지난해 겨울 스노모빌 충돌과 곤돌라 추락으로 아르바이트생이 1명씩 목숨을 잃었다. 또 리프트 비상 구조훈련 도중에도 1명이 추락사했다. 이들 사고는 모두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다.

이밖에 직원이 술에 취해 고객 차량을 부수거나 음주운전을 하다 동료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렇게 비리가 만연해 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4년간 상습적으로 계절직 여직원을 성희롱한 직원 4명이 적발됐지만 징계는 정직 6개월에 72시간의 사회봉사명령에 그쳤다. 강원랜드 내부에서도 솜방망이 처벌이 성범죄의 악습을 끊지 못하는 원인이라는 자성이 나올 정도로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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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징계 현황을 살펴 봐도 대부분 근신ㆍ견책ㆍ감봉 등 경미한 처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2∼2013년 징계대상 69명 가운데 가장 엄중한 면직처분은 11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정직 15명, 감봉 15명, 견책 12명, 근신 16명 등이었다.

박 의원은 "감사 내용을 보면 강원랜드가 과연 공공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철저한 직무감찰을 통해 비리 직원을 솎아내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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