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는 개별 종업원의 능력·실적·공헌도 등을 평가, 임금에 반영하는 능력중시형 임금체계다. 글로벌화·정보화·다양화·스피드화·지식산업화라로 표현되는 현재의 기업환경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적인 인적자원 관리방식 가운데 하나다. 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평가의 신뢰성이 선행되어야 하고 적용할 직종과 그렇지 않을 직종을 잘 선별해야 한다는 과제도 따른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 중에는 연봉제를 경제위기 상황과 연계시켜 임금체계의 단순화나 삭감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연봉제 도입에 있어 우리 기업들이 아직 익숙치 못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목표에 의한 관리 측면이 그것이다. 조급하게 연봉제를 도입하다 보니 엉겁결에 각자의 연봉은 결정됐으나 그 연봉에 걸맞게 각자가 달성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가 명확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목표가 있어야 연봉제 적용을 받는 대상자가 연말에 가서 얼마만큼 잘 했는지를 알 수 있을텐데 목표가 없이 연봉만 주어지다 보니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연봉제의 빠른 정착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참고 할만한 목표관리 제도로서는 「소비에트 성과보상 시스템」(SOVIET INCENTIVE SYSTEM)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과거 구소련에서 도입돼 운용됐던 제도 가운데 하나로 관리자들로 하여금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스스로 높게 설정하게 하고 동시에 이렇게 설정된 목표치를 가능한 한 열심히 노력하여 달성하도록 하는 보상제도다. 이 시스템하에서 관리자들이 받는 보상은 기본고정급에다 목표를 얼마나 높이 잡았는가에 대한 보너스를 더하고 목표대비 실적이 얼마나 초과(미달)되었는가에 대한 보너스(벌금)를 더 함으로써 결정된다.
이 시스템은 관리자의 보상이 목표금액이 증가할수록 커지고 동시에 실제 달성한 금액이 목표를 얼마나 초과했느냐에 비례, 커지게 만든다. 과거와 같이 관리자의 보상을 목표 대비 실적만을 가지고 행할 경우 관리자들에게는 목표를 낮게 잡으려는 유인이 생긴다. 자기 능력으로 얼마든지 더 높은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줄 알면서도 되도록이면 목표를 낮게 할당받아 손쉽게 목표를 초과달성 함으로써 보너스를 챙기려는 발상이 생긴다.
소비에트 성과보상 시스템은 관리자로 하여금 정직한 목표치의 설정과 이 목표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하는 동기를 동시에 제공하는 제도다. 간단한 예로 목표이익률을 10%로 잡았던 경영자가 실적은 12%를 달성한 경우와, 목표를 12%로 잡고 실적도 12%를 달성한 경우가 있다고 할 때 첫 번째 경우의 보너스 점수가 100이 나오고 두번째 경우는 110의 보너스 점수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소비에트 성과보상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예측보다는 실적에 의한 보상을 더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보상제도를 실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연유로 최근 연봉제를 도입함에 있어 관리자들은 자기들이 연간 달성해야 할 목표를 낮게 설정하려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범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비에트 보상 시스템의 틀을 우리 기업들에서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최소한 관리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직한 정보를 제공할 동기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성급한 연봉제 도입보다는 연봉제의 묘미를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