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종금 구조조정 “발등의 불”(초점)

◎은행 콜자금 공급 기피 “자금난 최악상황”/업계 “금융위기상황서 불안만 가중” 반발부실 종금사가 최근 경제불안을 불러오고 있는 최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금사 구조조정이라는 화두가 가장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종금사는 하루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면서 부도직전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종금사들은 매일 매일 돌아오는 외화결제자금을 막기 위해 콜시장에서 조달한 원화를 이용해 국내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고 있는 실정. 그나마 최근들어서는 종금사의 자금사정을 불신하는 은행들이 콜자금 공급을 기피하기 시작하면서 원화조달마저 어려워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원화나 외화중 어느 한군데에서 자금조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부도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재정경제원은 이같은 종금사 자금부족이 결국 환율과 금리급등을 조장하는 1차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 종금사 구조조정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종금사 구조조정이 과연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종금업계는 이에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인주 한국종금 사장은 『종금사의 외화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구조조정까지 거론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가 구조조정을 거론하기에 앞서 우선 종금사 외화부채 상환을 도와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종금사가 처한 부도위기의 핵심은 결국 외화차입 곤란에 따른 외자부족에서부터 비롯된 것인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게 선행조건이라는 지적이다. 김사장은 『작금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종금사의 자금난을 풀어주어야 하며 구조조정작업은 차후에 생각할 문제』라고 지적, 『한은특융등 자금지원을 골자로 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근환 신한종금 사장은 『부실금융기관을 무조건 통폐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특히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종금사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금융기관 전체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역효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 2∼3년간의 준비기간을 두고 종금사 규모에 따라 업무영역에 차별을 두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사규모와 영업능력을 감안해 업무영역을 차별화시켜 회사별로 업무전문성을 높이는게 합당하다는 지적. 재경원도 이같은 업계주장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종갑 재경원 자금시장과장은 『종금사 구조조정작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 온 정책방향이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부상한 것이 아니다』며 『자금을 지원한 후 구조조정에 나서는 방법과 자금지원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병행하는 방안등 다양한 내용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종금사 구조조정은 결국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이라는 중장기적 대책의 구체적인 플랜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당장의 부도위기를 일단 넘길 수 있는 조치가 더욱 시급하다는게 종금업계의 한결같은 주장이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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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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