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국빈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쿄 영빈관에서 아베 총리와 1시간40분간 정상회담을 연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역안보를 위한 미일 동맹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일 동맹관계는 아태 지역에 있어 미일 안보뿐 아니라 지역 전체 안보의 토대"라며 미일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진로를 바꾸도록 중국이 압력을 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중일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는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센카쿠열도를 포함해 일본의 시정하에 놓인 모든 영토는 미일안보조약 5조의 적용 대상"이라고 언급하면서 "일본과 중국은 신뢰를 양성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시정권을 위협하는 어떤 일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도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북핵 대응과 중국 견제라는 지역안보 이슈에서 찰떡호흡을 과시한 미일 양국은 그러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TPP 교섭에서는 끝까지 난항을 거듭했다. 전날 두 정상의 특별지시에 따라 이례적으로 밤샘협상을 벌인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이 끝내 대략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함에 따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예정이던 공동 성명 발표도 미뤄졌다. 아베 총리는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지속해 조기 타결하도록 각자 각료에게 지시했다"면서 "공동 성명 발표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과감한 조치를 통해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며 일본의 추가적인 양보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납북자 피해가족인 요코타 메구미씨 부모와의 면담, 일본과학미래관 강연, 메이지신궁 방문, 왕궁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5일 두 번째 순방국인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