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오는 29일 여름 휴회 중인 하원 전체회의를 소집해 시리아 군사 제재방안에 대한 표결 등에 관한 동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업무에 복귀해 “2003년 이라크 전쟁 참전과 2011년 리비아 사태 선례에 따라 의회 표결을 수용하겠다”며 “화학무기 사용에 맞선 영국의 대응방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명확한 동의 및 표결 절차를 의회에서 진행할 것”이라
고 말했다.
총리의 이 같은 결정은 유엔의 결의 없이도 무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정부 구상에 대해 여ㆍ야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전일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무력 개입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영국 하원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영국이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유엔의 승인 없이 무력 개입을 강행하면 위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정부 대응 방침에 경계의 목소리를 표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더글러스 알렉산더 예비내각 외무장관은 “시리아 군사개입 결정에 대한 의회 논의는 총리와 외무장관이 약속한 사안”이라며 “군사개입 결정 이전에 목표와 법적 근거, 파장 등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라 월라스턴 보수당 의원도 “의회의 토론과 표결 과정은 시리아 문제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무모하게 갈등을 촉발하는 쪽으로 서두르고 있어 의회가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