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김상헌 네이버 대표 '5년내 위기론' 또 강조

"中 자본에 팔리거나 문 닫거나 한국 인터넷 산업 일촉즉발"

中 핀테크 기업 이미 글로벌 진출

국내 벤처는 각종 규제 막혀 뒷짐만

외국 - 국내社 역차별 해결 절실


김상헌(51·사진) 네이버 대표가 '5년 내 국내 인터넷 산업 위기론'을 또 다시 강조했다. 특히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의 부상과 차이나 머니의 국내 시장 잠식이 한국 인터넷 기업을 심각한 위기로 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최근 한 강연에서 "앞으로 5년 내에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게임과 인터넷 등 국내 굴지 기업들의 성장세가 이미 꺾였다. 모바일 시대에는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심한 듯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김 대표는 "(국내 인터넷 기업은) 중국 자본에 팔리거나 문을 닫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네이버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 선전,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중국 IT 기업이 국내 인터넷 시장을 소리 소문 없이 장악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가 인터넷 산업 위기론을 내세운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5년 위기론'을 강조했었다.


당시 김 대표는 "구글과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정부 규제에 묶여 이를 구경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IT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철폐와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 문제를 심도 있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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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5년 위기론'을 다시 강조한 이면에는 국내 규제 완화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핀테크(fintech·금융과 IT 기술의 융합)' 분야에서도 그렇다. 국내 여러 벤처기업들이 핀테크 분야에 진출하고 있지만 '수개월씩 걸리는 까다로운 행정절차와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류영준 다음카카오 페이먼트사업셀(cell)장은 "스타트업 업체들도 (초기 창업 기업) 금융 서비스 분야에 진출해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지만 규제 등으로 인해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한국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다. PC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였던 국내 게임 산업은 중국에 완전히 밀렸다는 평이다. 성장세만 놓고 비교해봐도 중국 게임 시장은 2017년까지 평균 8% 가량 커질 전망이지만 우리나라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을 후퇴시켰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정부나 규제 당국의 가장 큰 패착은 '규제 해놓고 그것으로 끝'이라는 고압적 행태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IT를 새 성장동력이라고 추켜세우는 분위기지만, 정작 인터넷 기업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의 비관론을 '볼멘 소리'로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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