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시위가 빈발하는 까닭은 한미 FTA가 영화ㆍ교육ㆍ의료 등 수많은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곳이 농업이라는 데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 70ㆍ80년대까지만 해도 농산물은 시장 개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만 하면 어떻게든 팔린다’는 통념이 통했지만 지금은 생산보다는 판매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생산을 해도 팔 길이 없어 생산한 농산물을 땅에 그대로 파묻는 광경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농민들은 판매의 중요성을 몰라서 그랬을까. 아니다. 중요성은 알지만 생산된 농산물을 잘 팔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에게 잘 팔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인가. 해답은 교육에 있다. ‘농업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 가운데서도 교육을 통한 틈새시장 개척으로 승승장구하는 농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함양군에서는 2003년부터 ‘억대 연봉의 농민 100명 육성’을 목표로 농가지원에 나섰다. 기존의 보조금 지원에 역점을 두는 방식을 탈피, 농업연구기관을 통해 토양ㆍ기후 등 지역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후 고소득 작물을 선정해주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결과, 함양군은 3년 만에 목표치를 초과해 112명의 억대 농부를 양성할 수 있었다.
농림부에서도 이 같은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월 ‘농업교육대책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농업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업인의 진정한 니즈(Needs)에 부응하는 교육을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이러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ㆍ지자체ㆍ교육기관ㆍ연구기관ㆍ농민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 협조체계의 구축이다. 우리 농업은 잘 훈련된 ‘10만대군’을 필요로 한다. 이들은 다름 아닌 세계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쟁력과 지식으로 무장한 억대의 부자 농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