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 부자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재은 신세계 회장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채택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여야는 이른바 ‘재벌 봐주기’냐 ‘기업인 괴롭히기냐’를 놓고 논쟁이 격해져 야당의 일부 의원이 표결 과정에서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국회 정무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김승연 회장, 정재선 회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등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 표결을 실시했으나 모두 과반수 미만의 찬성을 얻어 부결됐다.
다만 이날 정무위에선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정부소유 은행장들의 고액 연봉임 등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도 이날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은 정몽구 회장 부자의 증인 채택을 신청하면서 의원들에게 가결을 호소했으나 출석 20인중 10인의 과반수 미만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박 의원은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 사장에게 편법 상속을 기도하다가 적발 됐음에도 불구하고 1조원의 사회환원 방침을 밝히면서 세법 등에 따른 법적 소추 없이 유야 무야 되는 것 같다”며 증인 채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경영권을 상속하겠다는 정재은 신세계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정몽구 회장 등의 사례와 비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정무위는 당초 이동통신 3사의 대표이사들을 증인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던 여야 간사간 합의를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 조영주 KTF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국감 출석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