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여가문화 꽃 피울 때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중국 고대 역사서인 '삼국지-위지동이전'에 보면 우리 민족은 술을 마시며 춤과 노래에 능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하기를 정말 즐기는 것 같다. 곳곳에 노래방이 있고 일요일이면 시민의 전국노래자랑을 텔레비전에서 중계하고 오후10시에도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가요무대가 있고 도시의 거리를 밤늦게 다녀도 안전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설 연휴 직후 있었던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는 앞으로 5월 초와 9월 말 국민관광주간을 설정해 체험활동을 통한 충전과 휴식, 그리고 창조적인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것은 경제 활력을 이끄는 문화와 관광차원의 기회가 될 것이다. 나아가 여가시간 증대는 일자리 창출에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우리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공휴일제를 통해 공휴일 환원일수가 이틀이 늘면 기업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사회 경제적인 이익이 21억9,000만~24억5,000만원에 이르며 9만7,000~11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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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는 복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더욱 큰 효용을 지닌다. 즉 여가는 자신이 스스로 즐기는 활동이다. 내가 좋아서 한다는 의미다. 자기실현의 효과가 크다. 또한 스스로 돈을 들여서도 즐긴다. 여가활동을 통해 새로운 충전과 창조적인 생각과 문제 해결의 기회를 가진다. 복지는 법률로 규정해 지원한다. 내가 돈을 들이는 것이 아니고 법정 혜택으로 주어진다. 그리고 국가재정의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이제는 여가 문화의 꽃피움을 적극 고려할 때가 됐다. 지난해 국회에 여가기본법이 제안돼 있다. 국민의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이 여가를 통해 보다 잘 구현된다고 할 수 있다. 여가는 복지의 완성이 될 수 있다. 내가 스스로 돈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해 즐기니 성취감도 높고 도전과 실현을 통해 자신감을 충만하게 한다. 여가는 산업이다. 우연히 운명적으로 사막횡단을 즐기게 된 후배가 있다. 그가 말하는 사막걷기는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매우 정교한 장비와 기술과 체력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연관산업이 발전하게 된다. 첨단 과학기술이 수반된다.

여가는 예술이다. 수많은 자기실현의 활동이 예술적으로 승화된다. 그것이 문학이든 스포츠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봉사활동이든 정신수양과 종교 활동이든 인간의 자아실현과 거룩한 아름다움으로 표출될 수 있다. 여가문화의 확산은 국민의 건강한 일상과도 연결된다. 경제적인 편익을 산술적으로 셈하는 것 외에 협동심과 인내심과 극기와 도전과 성취에서 오는 희열은 돈으로 다 따질 수 없는 가치실현이다. 국민소득으로 말하는 선진화의 기준은 여가문화 정립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여가활동과 여가문화의 발전을 통해 경제활력을 증대함은 물론이요, 성숙한 인간관계, 품격 있는 시민의 높은 도덕적 책무(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감당에서 아름답게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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