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밤 브리즈번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면서 “글로벌 경제가 어려웠을 때 신흥국의 경제적 기여로 선진국도 효과를 보지 않았나요”라며 “그 덕분에 선진국 경제가 좀 회복됐다고 해서 자국 입장만 고려해 경제 및 통화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제가 하나로 연결이 돼 있어서 어느 한쪽의 정책이 곧바로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그러한 취지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8면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엔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을 구사하며 인위적으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돼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추후 경과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여건이 정말 좋지 않아서 못했는데 올해는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3국 정상회담을 제안하게 됐다”며 “하지만 앞으로 외교장관 회담이 남아있고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줄곧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온 만큼 앞으로 아베 총리의 태도 변화 여부가 정상회담의 성사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