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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투혼… 아름다운 퇴장

● 헤라클레스 장미란<br>교통사고 부상 후유증 딛고 마지막 올림픽서 4위 선전<br>● 사이클 간판 조호성<br>수억연봉 거부 아마추어 복귀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 밟아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친 기록이 나와 밤 늦도록 응원해주신 분들을 실망시켜드린 것 같네요."

장미란(29∙고양시청)의 아름다운 도전이 막을 내렸다. 6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이상급에서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을 들어올려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금메달을 딴 저우루루(중국∙333㎏)와는 합계 중량이 44㎏,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326㎏)과 비교해도 37㎏이나 뒤졌다.

경기가 끝난 뒤 장미란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천하를 호령했던 '여자 헤라클레스'가 부상 후유증과 기량 쇠퇴로 세대교체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었다.


장미란은 지난 2005~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와 올림픽 우승의 대업을 이룬 여자 선수는 장미란밖에 없다. 그는 5년 동안 세계 여자 역도 최중량급을 지배했지만 2010년부터 신예들에 밀리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어깨와 허리 부상도 심해졌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 높은 기대에 섣불리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접을 수 없었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도 결정하며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준비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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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은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어 행복했다. 부족한 제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그동안 큰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 사이클의 간판' 조호성(38∙서울시청)도 수억 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아마추어로 복귀하며 12년 만에 올림픽에 도전해 담담하게 끝마쳤다. 5~6일 런던 올림픽공원 내 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남자 옴니엄에서 6종목 순위 합계 60점을 기록, 11위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사이클 남자 40㎞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를 기록하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다. 2004년 프로무대(경륜)에 뛰어들며 그해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조효성은 프로무대에서 훨훨 날았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고 47연승의 대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올림픽 메달에 대한 열망이 깊이 자리했다. 결국 수억 원의 연봉을 버리고 아마추어로 전향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4㎞단체추발에서 금메달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이번에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았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출전을 포함하면 16년 동안의 도전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주종목인 포인트레이스가 없어 옴니엄에 나서야 했던 그는 세월의 무게를 느끼며 도전을 끝냈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사이클에 대한 열정과 아름다운 도전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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