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리안 프리미엄」 난 이렇게 본다

◎정치·경제 복합요인… 당분간 지속/경명현 조흥은 국제금융부장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조달금리가 일련의 부도사태를 계기로 크게 상승하고 일본계 금융기관이 3월말 결산이후에는 그동안 줄여왔던 신용라인을 재개하리라는 대다수 금융관계인들의 희망과는 달리 한국계에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어 상승한 금리는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  현재 「코리안 프리미엄」이라고까지 불리는 고금리상황은 무엇보다도 국내 정치 경제적 불안정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해외투자가들이 연초 노동법관련 파업으로 의문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하던 차에 한보, 삼미 등의 부도사태와 진로의 유동성악화 등은 대한국물 투자 재고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이렇게 불안한 정국하에서는 한국경제가 단기간에는 회복될 가망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충분했다. 또한 국제금융시장 자체의 상황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다. 특히 일본계 은행들의 경우 90년대초반부터 계속돼 온 불경기로 인해 부실여신이 증가하는 등 자금시장에서 주요 대주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제동이 걸리고 유럽계 또한 대한국투자를 제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더불어 북한의 붕괴가능성에 따른 경계로 대한국 투자한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다. 향후 금리안정을 위해서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 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간의 국내 주요시중은행의 외화자금차입은 일본계 금융기관에의 의존도가 높아 이들의 자금공급 여하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유동성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자금시장뿐만 아니라 자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개척한다는 열의가 필요하며 달러 일변도의 차입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리안 프리미엄의 개선을 위해서는 정치 경제적 불안정의 조기회복여부가 관건이지만 올해 상반기중에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자금조달 다변화로 차입여건 개선/김덕수 산은 국제업무부장  연초의 노동법 개정관련 파문에 뒤이어 발생한 한보부도사태로 촉발된 한국계 기관의 외화차입여건 악화는 이후 삼미부도 및 금융기관 부실화 우려 등에 대한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심해져 차입규모의 소액화 및 만기의 단기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은행은 차입자체가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우리나라 기관의 해외차입비용을 결정하는 외국은행 등 해외기관투자가들의 한국에 대한 우려는 대게 세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한보, 삼미부도에 이은 진로를 포함한 여타 기업체의 추가연쇄부도 우려,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 및 황장엽씨 망명을 계기로 새로이 추가된 북한의 핵위협 등이 그것이다.  국가신용등급을 포함한 그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이 중국이나 태국에 비해 크게 앞서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최근의 사태를 기점으로 차입비용은 이들 국가와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더 이상의 차입비용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제반 경제여건이 더 이상 악화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당국의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책수행 및 경제운용이 필요하며  민간기업 차원에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기반의 정착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또 현재의 경제적 위기감은 대중매체의 과잉보도에 기인한 면도 없지 않은 바 향후에는 국제투자가들의 한국에 대한 위기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이와 같은 보도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차입전략 추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 시장에 일시적으로 차입자들이 몰린다든지 신용등급이 낮은 기관들까지도 무더기로 해외차입시장에 진출을 시도할 경우 차입여건의 개선은 바랄 수 없을 것이다. ◎자산 건전성따라 금리차별화 심화/김철인 한불종금 외자팀장  국내 대기업의 일련의 부도사태로 해외은행들이 한국에 대한 국별 신용한도를 축소함에 따라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의 긴급자금 기반이 약하다고 알려진 종금사들이 해외차입에 더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올들어 해외차입은 대부분 한보사태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것들이며 조달금리도 작년보다 평균 0.2%포인트 가량 상승했으나 현재 해외유통시장에서 선발종금사들의 장기물이 0.8∼1.0%포인트 가까이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양호한 차입조건으로 보여진다.  해외투자가들은 한보와 삼미부도에 이어 진로그룹마저 자금악화에 시달리자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기업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해외투자가들은 종금사에 대해 신용장이나 해외채권투자 등의 호혜적인 거래관계를 고려해 선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의 종금사 차입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금융기관들을 보면 대부분 역외본드거래 등에서 상당부분 기여를 받고 있는 은행이 대부분이며 순수한 투자은행은 찾기 힘들다.  지난 94년 7, 8월께 역외투자 확대를 위해 대규모 차입했던 중장기자금의 차환을 위해 시중은행과 종금사들이 금명간 해외자본시장에 한꺼번에 몰려나갈 것으로 보여 차입금리 상승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자체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은행들은 국내 금융시스템이 안정되고 국내 경기의 회복기미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한국물에 대한 장기투자를 꺼리고 단기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종금사의 3년이상 장기자금조달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이고 그대신 차입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1년미만 차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한국의 전반적인 경제불안 때문에 종금사간의 조달금리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지만 5월말 감사보고서가 공표되면 각사의 부실채권규모 등 자산 건전성과 경영실적에 따라 차입금리도 더욱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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