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출퇴근 포기 갈수록 확산/도봉산 등 인근 나들이 인파 급증/곳곳에 새 역세권·「승차권 사은품」 인기도서울의 지하공간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제2기 지하철(5∼8호선)이 속속 개통됨에 따라 도시구조는 물론 시민들의 생활패턴도 급변하고 있다.
지하철역이 들어서는 곳은 새로운 역세권이 형성, 지역경제에 탄력을 주는가 하면 그동안 애용하던 승용차 출퇴근을 과감히 포기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어나는 등 지하철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6일 현재 서울시의 지하철 총 연장은 202.7 ㎞, 이중 올해 개통된 2기 지하철만도 지난 3월20일 개통된 5호선 강서구간(방화까치산역)을 시작으로 5호선 거여구간(강동마천)과 영등포구간(까치산여의도), 7호선 강북구간(장암건대입구), 8호선 잠실모란구간에 이르기까지 무려 57.6㎞에 이른다.
지하철망이 확장됨에 따라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과거 버스에 의존했던 대중교통수단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98년 2기 지하철 1백45㎞가 완공되면 현재 30%에 불과한 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은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하철은 서울 외곽지역 신도시 주민들의 도심진입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서울의 교통난 해소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종전 강남지역 주민들이 강북지역에 위치한 도봉산이나 수락산을 찾기 위해서는 승용차 이외에는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었지만 7호선 강북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휴일 이구간의 지하철은 등산복 차림의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도봉산역과 수락산역은 평일 이용객이 3천여명에 불과하지만 휴일에는 무려 2배가 넘는 7천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주말 서울 인근의 나들이길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하철 이용승객의 증가는 각 기업체들의 판촉물이나 사은품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해태유통, 해인통상, 삼성생명 등에서는 최근 대량으로 승차권을 구입, 고객사은품으로 이용했으며 지난 9월 강서구청에서는 중추절 선물용으로 3만8천매(6천5백만원)나 구입, 대중교통인 지하철 이용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지하철은 이제 단순히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만 담당하지 않고 어엿한 문화공간으도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도 변화의 하나다.
2기지하철을 맡고 있는 도시철도공사(사장 윤두영)는 역사를 건립하면서 지하공간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만남의 장소와 전시장을 마련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박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