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유시장 요요현상 심화"

WTI 하루만에 5% 급락

배럴당 55달러를 넘었던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가 하루만에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의 요요(yo-yo)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WTI기준으로 이 달초에도 48달러에서 53달러대까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다 다시 급락하는 등 심한 널뛰기장세를 보였었다. 이처럼 국제유가의 요요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중국 등 경제성장이 빠른 지역에서의 석유수요가 급증했지만 중동 정세불안 등으로 공급은 한계가 있는데다 이런 점을 이용해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금이 시장을 휘젓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은 기본적으로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지만 심리적불안감이 크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허리케인 ‘이반’으로 멕시코만 석유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다, 유코스 사태로 러시아공급이 줄 것이다, 미국 전략비축유가 줄었다 또는 늘었다는 소식에 유가는 요동을 치고 있다. 시장에 확신감이 없다보니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조그마한 사건에도 우왕좌왕하며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WTI 12월 선물가격이 27일(현지시간) 급락한 일차적인 원인은 미국의 유류재고가 충분하다는 미국 에너지부의 발표 때문이다. WTI가 급락하다보니 시장에서는 고유가행진이 끝나고, 올 겨울 난방유공급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또 다른 이유로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취약해진 원유시장= 원유시장은 올 초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한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 중동지역의 긴장감 고조, 아시아 수요급증 등 다양한 요인으로 불안감이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유가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게 된 데에는 기승을 부리고 있는 투기세력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유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돈을 거는 ‘스프레드 베트(spread bet)’는 원유시장을 취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스프레드 베트는 유가가 어느 범위 내에서 오르거나 내릴 것이라고 전망을 내고 결과에 따라 돈을 버는 투자기법인데 헤지펀드와 금융기관 뿐 아니라 개인들까지도 경쟁적으로 거래에 나서고 있다. 이런 투기세력은 시장의 작은 변수에도 한 방향으로 돈을 몰아 넣으면서 유가를 요동치게 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 전망도 시시각각 변해= 시장이 취약해지니 유가 관측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유류재고가 충분하다는 통계가 나온 27일 유가가 크게 내리자 일부에서는 유가가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에너지 거래업체 피매트 USA의 존 킬더프 리스크 담당 부사장은 “유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극적인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가 급등을 점치는 분석가들도 많다. 이들은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유 재고가 줄었다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아시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시장의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결국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이퓨처스온라인닷컴의 마이클 캐버노우 분석가는 “아직도 안심하기는 이르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로 떨어질 가능성보다 60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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